한국일보

“최악의 상황, 최고의 플레이 약속”

2018-09-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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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반대편서 온 칠레 감독 “일본서 고생…이겨낼 것”

“최악의 상황, 최고의 플레이 약속”

한국과 평가전을 갖는 칠레 대표팀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칠레는 한국에서 보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거리가 너무 먼 탓에 비행기 직항편도 없다. 비행시간에만 하루 이상이 걸린다.

칠레 축구대표팀은 한국, 일본과 평가전을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현지에서 곧바로 왔지만, 칠레에서 이동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힘들게 아시아를 찾은 칠레 대표팀은 1차전 상대인 일본과 경기를 앞두고 천재지변까지 겪었다.


지난 7일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6일 규모 6.7의 강진이 일어나면서 훈련은커녕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 숙소엔 전기와 수돗물, 인터넷이 모두 끊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전은 취소됐고 칠레 대표팀은 겨우겨우 한국 땅을 밟았다.

칠레 대표팀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평가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너무 힘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칠레 대표팀은 현재 리빌딩 과정에 있는데 손발을 맞출 기회도 없이 한국전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루에다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믿는다고 밝혔다. 루에다 감독은 “한국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등에서 강한 정신력과 조직력, 투쟁심을 보여준 좋은 팀”이라며 “그러나 우리 역시 힘든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경기에 집중해 최고의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루에다 감독은 일본과 평가전이 취소돼 한국전에 더 많은 신경을 쓴 듯했다. 그는 “한국의 월드컵 경기와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참가한 아시안게임)의 경기, 코스타리카전 등을 다 분석했다”라며 “새로운 감독을 선임한 한국은 다른 색채를 갖고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칠레 축구대표팀 주장 게리 메델(베식타시)도 명승부를 약속했다. 그는 “칠레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안고 한국과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일본전 취소와 관련한 물음엔 “천재지변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칠레도 지진 피해가 많은 나라라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루에다 감독은 칠레 선수가 한국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하는 등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는 한국 기자의 지적에 “축구에 관한 질문만 해 달라”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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