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보의 시기와 보수의 시기

2018-09-05 (수)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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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시기와 보수의 시기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한때 잘 살다 보면 또 힘든 시기도 온다. 나라도 발전할 때가 있으면 후퇴할 때도 있다. 그러니 옛말에 잘 나갈 때 잘하라고 했다. 잘 나갈 때 많이 베풀어서 덕을 쌓아 두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제국의 영광을 자랑하지만 막상 지금은 초라한 나라의 자화상을 안고 사는 민족들도 많다. 세상은 그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흘러간다. 다만 그렇게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어떤 세대는 풍족하고 행복한 역사를 살고 어떤 세대는 지옥 같은 전쟁이나 전염병 혹은 천재지변의 고통 속에서 역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봐야 하니 공부하는 역사는 고리타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류와 국가 민족과 집단이 겪는 흥망성쇠의 흐름을 잘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분명히 흐름이 있고 규칙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사멸한다. 그리고 그 중에 성장과 노화가 있다. 그래서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해야만 현재를 파악하고 또한 미래를 가늠하고 준비할 수 있다.

이런 역사의 흐름을 잘 파악을 해서 언제는 발전하고 성장하는 진보의 정책을 채택해야 하고 또 언제는 외형적 성장의 속살을 채우는 보수의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는 서로 싸우는 입장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지원하는 상생의 입장이어야 한다.

이렇게 국가 발전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 그 나라의 시민들과 지도자들이 진보적인 시기와 보수적인 시기에 맞는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면 자신들의 나라와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진보와 보수의 시기를 잘못 판단하여 정책을 세워서 나라가 혼란스러워지고 급기야 스스로 무너진 경우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우리는 늘 진보와 보수가 싸우는 것이라 생각을 한다. 사실 어느 나라에서든지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이 있어서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는 모습의 뉴스를 많이 접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식이 발전한 나라의 경우 늘 적절한 시기에 보수를 선택하고 또 적절한 시기에 진보를 택하는 현명한 선택을 통하여 발전과 안정 그리고 번영을 이룩한다. 결국 정치는 그 나라 시민들의 수준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하나의 민심을 만들고 그 힘으로 시대에 맞는 지도자를 뽑아 제대로 일을 시켜야 나라와 사회가 발전한다.

한 세대가 만들어가는 역사가 30년이다. 이들 세대가 15년 죽기 살기로 노력해서 최고점에 이르면 그 다음 15년은 자신들의 영광을 뒤로 하고 내려와서 30년이 되면서 그 세대는 사라지고 또 다른 세대가 시작이 된다.

이때 시민의 수준에 따라서 폭력을 동반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힘든 시기지만 합의에 의한 평화로운 진보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300년을 넘긴 나라는 많지 않다. 물론 천년의 로마제국도 있고 천년의 신라왕국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보면 이름만 로마고 신라였지 내부 정체성은 300년이 되지 못하고 다 바뀌었다.

2018년 지금 우리는 1945년 전후 질서로 발생한 공산진영과 자본주의 진영의 냉전을 넘어 미국 일국시대에 서있다. 우리는 지금 미국이 급격한 변화의 시기인지 아니면 내부의 살을 찌워야 할 보수의 시대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비록 우리가 소수계이고 이민자이지만 이런 역사적 인식 속에서 2018년 중간선거를 준비하고 미국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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