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려되는 한미 공조

2018-09-01 (토) 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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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김정은이 지난 6월에 만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데 합의 했었다. 미국은 비핵화에 어떤 새로운 구속력의 행사나 일정도 명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핵으로 북한정권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발전을 모색 한다며 회담 전 미북관계와 극히 상반되는 신뢰관계를 강조했고 지금도 노력하는 편이다.

트럼프는 자신이나 김정은에 대해 격에도 맞지 않는 ‘김정은 찬사’도 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도 중단시켰다. 연방의회는 혹시 트럼프가 아부하는 김정은이 비핵화 과정에서 만용을 부릴까 염려했고 주한미군의 큰 감축을 막기 위해 그 하한선도 법으로 정했다. 비준된 이란과의 핵 타결도 파기하는 트럼프이고 보면 북한에 베푸는 관대는 실로 파격적인 것이다.

미북회담으로 합의된 후속협상에서 비핵의 절차와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기대 속에 북한에 간 폼페이오는 비핵의 진정성은 없고 그 시늉에 대한 보상만 바라는 북한을 보았다. 강도 같은 요구라는 소리만 듣고 성과없이 빈손으로 돌아 왔다. 비핵절차는 차치하고 보유한 핵물질과 탄두의 파악만을 위한 재협상도 북한의 거부반응으로 취소되었다. 어떤 합의에도 자의적인 해석과 핑계를 들어 기만하는 북한이지만 트럼프에게는 약속대로 신뢰성을 보일 줄 알았다. 이것도 허사였다.


미국과 통상문제로 악화 관계인 중국이 북한 방조로 UN을 기만하는 것도 문제고 트럼프의 우유부단한 유화적 대북정책도 비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종전 선언으로 평화가 정착되고 경제원조 제공으로 남북 간에 깊은 신뢰관계가 구축되어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 진다는 한국정권의 전도된 정책은 비핵을 지연시키는 더 큰 원인이 된다.

북한의 비핵은 남북관계를 넘어 미국, 동북아 또 UN과의 관계이고 세계 평화를 위한 약속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비밀리에 반입한 북한산 석탄은 UN의 제재를 공공연히 어기는 짓이며 북한 철도와 도로의 현대화, 경제특구 재개와 신설 등 논의는 북핵과 연계를 안 하고 있어 오히려 비핵에 걸림돌이 된다. 한국에 다급하지 않은 남북 연락소 개설도 미국에게는 북한 경제원조 창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는 경제협력의 대폭 강화는 물론이고 문재인의 김정은 대미 창구역할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은 한미보다 남북관계를 우선하겠다는 문재인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이 문재인을 보는 눈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많이 변했음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도 점점 문재인과 김정은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들을 한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모든 것에 우선하고 대북 제재가 가장 핵심적인 남은 방안인데 한국은 남북관계 우선을 내세우며 대북 원조로 제재망을 허물고 있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 미국은 한국정부의 친북 행동에 제동을 걸고 한미연합 훈련 등의 재개도 언급하며 한국에 압박을 시도한다.

어렵게 찾아온 미북 대화의 판을 깨트릴 수도 있다. 말로만 한미공조를 얘기할게 아니라 한미 간의 불협화음을 없애고 긴밀히 협조하며 북한의 비핵화부터 먼저 이루고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 순서다. 한국의 안보와 안전은 북한의 비핵 없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

<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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