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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더울 때 많이 마셔야 하는 이유?

2018-08-17 (금)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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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의 열 순응작용 비교결과, 운동 중 물 전혀 안 마시면

▶ 스트레스·염증 높아져 역효과

물, 더울 때 많이 마셔야 하는 이유?

한여름 운동 중에 물을 마시지 않으면 신체적 스트레스가 더해져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 iStock]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더울 때 운동하는 사람은 자주 물을 마시라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너무나 뻔해 보이는 권고이지만 운동선수들, 특히 팀 스포츠에서 뛰는 선수들은 더운 날씨에 운동하면서도 수분 섭취를 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분이 부족하면 체력이 더 강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게 하면 신체적으로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지고 아주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여름 더위에 운동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힘들다.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은 내부에서 더 빨리 발열되는데 이 열을 제거하고 안전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은 따뜻한 피를 피부의 표면 쪽으로 밀어내 피부를 데우고, 피부는 땀을 많이 흘림으로써 열을 증발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반응이 거듭될수록 열에 익숙해지는 순응 작용이 나타난다. 폭염에 몇 주 동안 계속해서 운동하면 열 순응 작용에 따라 더 일찍, 더 많이 땀을 흘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심장이 부담을 덜 느끼도록 하기 때문에 고온에서 신체활동을 해도 덜 지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똑같이 더운 날이라도 6월의 뜨거운 저녁에 달리는 것보다 8월의 폭염 속에 달리기가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몸이 이처럼 열에 익숙해지는 순응 작용 때문이다.

최근 수년 동안 일부 운동선수들과 코치들은 이 같은 열 순응으로 몸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몸이 신체적 어려움에도 순응하면서 더 강해지지 않을까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가벼운 탈수는 몸을 단단하게 만든다며 운동하는 동안 물을 마시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한 계획을 뒷받침할 증거도 있었다. 2014년에 나온 한 연구는 운동선수가 순응 첫날 수분 섭취를 피하면 더 빨리 열에 적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선수들에게 미치는 더위와 추위의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운동 생리학자 조셉 코스텔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와 동료들은 이른바 ‘허용적인 탈수’가 운동선수의 몸에 스트레스를 주기만 할 뿐 몸에 좋지는 않다고 추정했다.

이들이 최근 실시한 새로운 연구는 젊고 체력이 좋은 8명의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다른 열 순응 과정을 완료하도록 한 것이다. 두가지 열 순응 실험 모두 온도가 불쾌할 정도로 높은 생리학 실험실 내부에서 실시됐다. 거기서 참가자들은 11일 연속 높은 강도로 실내 자전거를 탔다. 대부분의 날은 90분 동안 자전거를 탔지만 몇일은 순응 정도를 테스트하기 위해 운동을 짧게 하는 대신 실험실의 온도를 더 높였다.

학자들은 연구를 시작했을 때와 매번 자전거를 타기 전과 후에 혈액을 채취하고 체중을 측정했다.

이들은 3개월 간격으로 똑같은 11일 순응 세션을 2회 실시했다. 그 유일한 차이점은 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매번 운동 전과 운동 중에 수분을 충분히 마셔 1.75리터(거의 60온스)를 섭취한 것이다. 다른 11일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운동 전이나 운동 중에 수분을 전혀 마시지 않는 ‘허용 탈수’를 했고, 운동이 끝난 후에 1.75리터를 마셨으며 그래도 여전히 목이 마르면 더 많이 마셨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스트레스, 염증 및 열 순응의 다양한 혈액 지표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각 세션에서 운동을 하고 난 후 염증 지표가 올라갔는데 그것은 운동 중 수분 공급이 있었든 없었든 열 순응 과정에서 신체가 긴장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것은 생리적 스트레스 정도를 알려주는 코르티솔 수치가 수분 공급 없이 순응했을 때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또한 매우 목이 마르다고 보고했다.

운동 중에 물을 마셨거나 마시지 않았거나 더울 때 운동하는 남자의 몸이 얼마나 빨리 또는 완전히 순응하는지에 관해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더운 환경에서 운동하면서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신체적 스트레스를 더해주지만 특별한 신체적 이득은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오히려 이로 인한 여분의 스트레스 때문에 감기나 일반적인 피로와 같은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규모가 작고 젊고 건강한 남성들만이 참여했다는 한계가 있다. 여성과 노인들은 체온 조절에 있어서 젊은 남자들과는 약간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누구든 운동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수분섭취를 하지 않음으로써 신체적 이득을 얻지는 못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더울 때는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 전과 중간에도 마시도록 하자.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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