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두 수출대국 브라질, 中관세부과로 가격폭락 美대두 수입

2018-07-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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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대두 가격, 中 보복관세 부과로 세계시장서 20% 폭락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산 대두가격이 폭락하자 세계 최대의 대두 수출국인 브라질이 이를 사들이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지난 6일부터 미국산 대두에 25%의 추가관세를 물리자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두의 60%를 수입하는 중국은 지난해 3천290만t의 대두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대두의 34%에 달하는 양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고율관세 부과로 수입 가격이 높아지면서, 올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680만t이나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대두 가격은 최근 20%나 폭락해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에 중국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 대두를 사들이면서, 브라질산 대두에는 가격 프리미엄이 붙어 미국산보다 20%나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특이한 현상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출국들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최근 들어 미국산 대두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국이 생산한 대두를 중국 등에 높은 가격에 팔아 이득을 챙기고, 자국내 대두 수요는 가격이 폭락한 미국산으로 충당하자는 전략이다.

농산물 수출국은 항상 자국 내 농산물 가격 상승을 염려하는데, 브라질 등으로서는 대두 수출로 큰 이윤을 챙기면서도 자국 내 대두 가격의 안정 또한 꾀할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는' 전략인 셈이다.


나아가 가격이 크게 떨어진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요는 유럽, 중동, 동남아 국가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대두 협회의 그랜트 킴벌리는 "결국 미국산 대두가 어디론가 수출되기는 하지만, 문제는 어떤 가격에 팔리느냐"라며 "이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효율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농가가 수출가격 폭락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중국의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들은 수입가 상승으로 대두로 만들어지는 가축 사료, 식용유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킴벌리는 "중국 수입업자들도 하루빨리 정상적인 거래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그들의 손도 묶여있기는 마찬가지"라며 "이것은 국가 대 국가의 정치적 문제여서 우리 모두의 손에서 벗어난 문제"라고 한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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