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CIA “中, 최강대국 오르려 美와 냉전”…’中경계령’ 내린 워싱턴

2018-07-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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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스펀 안보포럼서 CIA·FBI·국무부 ‘중국 위협론’ 연일 강조

▶ “중국이 美 위상 약화위해 모든 수단 동원…미국이 직면한 최대 도전”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 '중국 경계령'이 울려 퍼졌다. 미국의 세계 최강대국 지위를 빼앗기 위해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조용한 냉전'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당국의 판단도 나왔다.

20일 AP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외교·안보라인이 연일 중국의 위험을 경고했다.

마이클 콜린스 미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임무센터 부국장보는 포럼 사흘째인 이날 "중국은 우리를 상대로 조용한 냉전을 벌이고 있다"며 "과거 (구소련과의) 냉전 기간에 목격한 것과는 다르지만 분명히 냉전"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물리적 충돌을 원하지는 않지만, "라이벌(미국)의 위상을 상대적으로 약화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힘과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콜린스 부국장보는 진단했다.

그는 "그들은 정책 이슈에 관한 이해관계를 결정할 때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의 편을 들기를 원한다"며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대체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의 위협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라는 것이 콜린스 부국장보의 평가다.

특히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가리켜 "그것이 '동양의 크림 반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병합해 서방에서 안보 위기를 낳은 것과 비슷한 일이 남중국해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중국 경계론은 미국이 북한과의 핵 대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에서 나왔다고 AP는 분석했다.

CIA뿐 아니라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포럼 첫째 날인 18일 "방첩기관의 시각에서 중국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도전적이며,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고 단언했다.

레이 국장은 "그들은 전통적 스파이 행위뿐 아니라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국가적 차원에서 하고 있다"며 FBI가 미국 전역에서 벌이는 경제 스파이 사건 수사들이 결국 중국과 연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포럼 2일 차에 "미국은 중국이 진짜 적인지 아니면 합법적인 경쟁자인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산업기밀과 학술연구를 훔치는 중국의 '도둑질'에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중 온건파로 알려졌던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조차 "중국은 우리가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일들의 부차적인 존재가 아니다"며 미국 대학에 다니는 수십만 중국 유학생들의 활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마셀 레트리 전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은 중국이 세계 2위의 국방예산을 편성하고, 세계 최대 육군 정규군과 세계 3위의 공군력을 갖추고 있으며, 300척의 군함과 6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이 모든 것이 현대화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중국의 도전에 맞서 소프트파워의 압도적인 우위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턴 지명자는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의 소프트파워는 중국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라며 "전 세계 파트너들은 우리가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그들과 협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콜린스 부국장보도 "나는 규범과 규칙을 정하기 위한 싸움에서 자유 질서가 중국의 억압적인 기준보다 더 강력하다는 점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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