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으슬으슬~” 무더위 속 냉방병 환자 급증

2018-07-21 (토) 김철수 기자
작게 크게

▶ 에어컨 장시간 노출로 두통·피로·무력감 호소

▶ 실내외 온도차 10도내 수시로 바깥 공기 쐬야

낮 최고기온이 9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와 폭염이 계속되면서 하루 8시간 이상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한인 박모(36)씨는 으슬으슬 춥고 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박씨는 아침에 출근 후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두통이 시작돼 퇴근 무렵까지 계속되며, 퇴근 후에도 전신 피로감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계속 이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박씨는 “무더위에 사무실 에어컨이 너무 강하게 나와 찬바람 때문에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다”면서 “너무 추워서 휴대용 히터를 들어놔도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맞으니 몸이 견디질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가주 지역에 본격 여름 날씨가 이어져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면서 냉방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무실 또는 가정에서 실내외 온도차가 20~30도 이상 계속되는 환경에 장시간 머물 때 나타나는 냉방병 증상은 두통과 피로, 무력감, 집중력 장애 등으로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크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더운 여름철 에어컨 가동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냉기를 보존하기 위해 실내를 밀폐하면서 실내 공기에 유해물질과 병원균의 농도가 높아지는데, 장시간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에 에어컨을 켜고 오래 있을 경우 두통과 기침, 인후통,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차민영 내과전문의는 “외부 온도보다 내부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해 놓으면 우리 몸이 온도 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냉방병”이라며 “수시로 바깥공기를 쐬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적절히 실외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이 증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내과전문의들은 무더운 여름철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와 실외 기온차가 10도 이상 나지 않도록 유지하고 ▲사무실에서는 에어컨 바람 등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유의하며 ▲체온 유지를 위해 스웨터와 같은 겉옷을 착용할 것 등을 조언했다.

또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1시간에서 2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외부 공기와 환기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의들은 폭염 때에는 무리한 운동과 야외활동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날 음식 보다 익힌 음식을 섭취할 것도 권고했다.

<김철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