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벨기에 황금세대가 만든 역대 최고 성적

2018-07-16 (월)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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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뫼니에ㆍ아자르 연속골 앞세워, 벨기에 3위 역대 최고 성적

▶ 선수들 고른 활약 7경기 16득점, 본선 32개국 중 압도적 1위

벨기에 황금세대가 만든 역대 최고 성적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 15일 월드컵 3ㆍ4위전에서 팀의 2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인 3위로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감했다.

벨기에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대회 3ㆍ4위 결정전에서 잉글랜드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는 1986년 멕시코 대회 4위를 뛰어 넘은 최고 성적이다.

조별리그에서부터 3전 전승을 거두며 맹위를 떨친 벨기에는 토너먼트에서 일본, 브라질을 잇달아 격파한 뒤 준결승에서 프랑스에 밀려 3ㆍ4위전으로 밀려났다. 마지막 경기인 3ㆍ4위전에서 벨기에는 토마 뫼니에(27ㆍ파리 생제르맹), 에당 아자르(27ㆍ첼시)의 연속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벨기에는 ‘황금세대’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팀이다. 공격진에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로는 케빈 더브라위너(27ㆍ맨체스터시티), 마루앙 펠라이니(31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포진했다. 수비진에는 얀 베르통언(31ㆍ토트넘), 뱅상 콩파니(32ㆍ맨체스터시티), 골키퍼로는 티보 쿠르투아(26ㆍ첼시) 등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핵심 멤버들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클럽에서도 각각 주전을 꿰차고 있다.

벨기에 대표팀 명단을 수놓고 있는 화려한 이름들은 오랜 인내 끝에 찾아온 열매다. 벨기에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3무로 탈락했고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본선 무대도 밟지 못 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는 2000년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해 1라운드 탈락한 걸 제외하고는 1988~2012년까지 6차례 예선 탈락만 거듭했다.

2009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6위까지 추락했다. 끝을 모르는 침체 속에서 벨기에는 2000년 단행한 유소년 개혁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고 결국 오늘날 황금 세대를 배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벨기에의 이번 성과는 특정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3ㆍ4위 결정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16득점으로 본선 32개국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는데, 본선 엔트리 중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20명 가운데 10명이 골고루 골망을 흔들었다. 루카쿠(4골), 아자르(3골) 등 세계적인 골잡이들이 중심을 잡았고 더브라위너, 펠라이니, 베르통언 등이 포지션과 출전 시간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득점에 가담했다. 공만 잡으면 간판 골잡이부터 쳐다보는 게 아니라, 누구든 기회를 잡으면 골대를 겨냥할 수 있는 조직력과 능력을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지휘 아래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친 벨기에는 당분간 국제 무대에서 위용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주축으로 들어선 선수들은 1991~93년생들로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당장 다음 메이저 대회인 유로2020은 물론이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 받을 전망이다.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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