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동차가 대형 스마트폰으로 변신

2018-07-13 (금)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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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구글 손잡고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 검색·내비·음악재생

자동차가 대형 스마트폰으로 변신

12일 서울 강남구 비트360에서 열린 안드로이드 오토 AI 차량 플랫폼 출시 발표회에서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포덕트 매니저가 발표를 하고 있다

이제 차 안에서 위험하게 스마트폰을 만질 필요가 없어진다. 손 까딱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운전자 대신 전화를 걸고, 길을 찾아주며, 음악도 틀어줄 수 있게 됐다.

구글은 12일 서울 강남구 기아차 체험관 ‘비트 360’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차 안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안드로이드 오토에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이후 영어 이외 사용 가능해진 ‘외국어’는 한국어가 처음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차량 자체를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가까운 주유소 알려줘”), 미디어(“멜론에서 달달한 노래 틀어줘”), 커뮤니케이션(“엄마한테 온 메시지 읽어줘”) 등의 기능을 ‘오케이 구글’이라는 명령어 하나로 모두 음성 제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구글 어시스턴트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나의 하루 일정을 관리하거나(“오후 4시에 우유 사오라고 리마인드 해줘”), 날씨ㆍ장소 정보 등을 물어보면 된다(“어린이대공원 영업시간 알려줘”).

세 차례에 걸친 시도에도 한국내 정밀 지도 반출이 끝내 거부된 구글은 내비게이션으로 ‘카카오내비’를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기본 내비로 제공되는 카카오내비는 복잡한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적응한 카카오의 노하우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최적화돼 새롭게 개발됐다. 카카오내비 앱에 집이나 회사 등 자주 가는 장소를 미리 설정해 놓을 수 있고, ‘가까운 주유소’처럼 정확하지 않은 목적지를 말해도 검색을 통해 길을 찾아내준다.

향후 안드로이드 오토에 추가될 수 있는 앱은 무궁무진하다. 구글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부분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해 어떤 개발자라도 안드로이드 오토용 앱을 만들어 플랫폼 내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멜론, 지니뮤직 등 음악 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 수십 가지 앱이 사용 가능한 상태다.

다만 내비게이션 API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안전성을 위해 내비게이션 API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전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차량을 출시했던 현대ㆍ기아차는 12일부터 한국어용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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