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년·소녀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 ‘햄스테드’

2018-07-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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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소녀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 ‘햄스테드’

햄스테드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흔히 사랑은 젊은이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생의 황혼기에도 사랑은 찾아온다.

5일 개봉하는 '햄스테드'는 영국 런던 북쪽 작은 마을 '햄스테드'에서 실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년·소녀의 사랑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햄스테드'는 영화 '노팅 힐',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자, 2007년 재개발을 추진 중인 건설사와 작은 오두막 주인의 법정 분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모은 곳이기도 하다.


남편 '찰스'를 먼저 떠나보낸 '에밀리'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다. 겉보기엔 남편이 남긴 재산으로 아쉬울 것 없는 노년을 보내는 듯하지만, 남편은 재산보다 빚을 더 많이 남겼다.

설상가상으로 평생을 살던 아파트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에밀리는 몇 푼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에 '찰스'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음을 알게 된다.
소년·소녀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 ‘햄스테드’

‘햄스테드’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상심한 에밀리는 낡은 상자에서 나온 쌍안경으로 햄스테드 숲을 관찰하다 작은 오두막을 발견한다. 그 오두막은 부랑자로 알려진 '도널드'가 지은 것으로 재개발을 추진 중인 건설사는 도널드가 숲을 불법 점거했다며 강제 퇴거를 요구한다.

쌍안경으로 도널드를 관찰하던 에밀리는 세상과 소통을 거부한 채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도널드에게 끌리게 되고 아내와 사별한 도널드 역시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에밀리에게 마음을 두게 된다.

숲에서 함께 낚시하고 상대방을 각자의 집에 초대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건설사를 상대로 오두막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벌이게 된다.

'에밀리' 역은 1977년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 홀'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다이안 키튼이 맡았다. 한때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린 키튼은 녹슬지 않은 왕년의 면모를 뽐냈다.

'도널드' 역은 2009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전기 영화 '인 투 더 스톰'에서 처칠 역을 맡아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렌단 글리슨이 연기했다. 글리슨은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소년·소녀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 ‘햄스테드’

‘햄스테드’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밀리'에게 집적대는 세무사 '스티브' 역으로 출연한 앨리스테어 페트리는 느끼한 코믹 연기로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실화의 주인공인 해리 헨리 할로스는 토지 소유주와의 분쟁에서 승소해 약 30억 원에 달하는 토지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그는 평생 자신의 오두막을 떠나지 않은 채 2016년 사망했고, 자선 단체 두 곳에 토지를 기부했다.

영화는 실화와 유사한 흐름을 따라가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쪽으로 방향을 튼다. 15세 이상 관람가.
소년·소녀 못지않게 풋풋한 노년의 사랑 ‘햄스테드’

‘햄스테드’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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