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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로 출산 예정일·조기출산 알아낸다

2018-06-21 (목) 준 최 객원기자-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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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검사 비해 저렴, 상용화 기대 높아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임산부의 출산 예정일과 조기 출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탠포드 대학의 스테판 퀘이크 박사팀은 저렴한 비용의 혈액 검사를 통해 임신 기간 동안 태아의 발달 과정을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지를 통해 최근 발표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임산부 혈액 속을 순환하는 RNA 변화를 감지해 2주 안에 시험 대상 임산부 중 절반의 출산 예정일을 예측했다. 이는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와 비슷하지만 검사 비용은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또 혈액 검사법이 임산부의 마지막 월경 시기를 통한 출산일 예측법에 비해서도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RNA 분석 방식의 동일한 혈액 검사법을 활용, 임산부 8명의 조기 출산 가능성을 진단한 실험에서는 6명의 조기 출산을 정확히 예측해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더 많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혈액 검사법이 상용화되면 불필요한 유도 분만, 제왕절개 분만을 줄이고 조기 출산으로 인한 신생아의 사망률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명의 신생아가 조기 출산을 통해 출산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조기 출산에 의한 신생아 사망 비율이 가장 높다.

신시내티 아동 병원 조기 출산 예방 센터의 루이스 무글리아 박사는 혈액 검사법에 대해 “태아의 만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임산부의 정확한 출산일을 측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평가했다. 덴마크 ‘국립 혈청연구소’(Statens Serum Institute)의 총책임자 매즈 멜바이 박사도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는 덴마크 임산부 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1명 모두 만기 출산 임산부로 임신 기간 동안 매주 실시된 혈액 검사를 통해 RNA 분석 작업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태반, ‘모계 면역 시스템’(Maternal Immune System), 태아의 간과 연관된 유전자 분석을 통해 9개의 유전자가 임신 기간이 진행되는 동안 변화하는 RNA 신호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퀘이크 박사는 “현재 세포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RNA”라며 “RNA 신호 변화를 통한 ‘분자 시계’(Molecular Clock)를 활용해 임신 나이 측정이 가능해졌다”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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