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0년부터 부동산 시장 냉각기로”

2018-06-20 (수)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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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미부동산협회 연례, 컨퍼런스 전망

▶ 가격 상승세 멈춰

“2020년부터 부동산 시장 냉각기로”

2020년부터 미국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AP]

과열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미국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끼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현재의 활황세가 멈춰서고 2020년부터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전국부동산협회(NAR)가 지난 13~16일 라스베가스에서 개최한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한 경제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2020년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역사상 두번째로 긴 호황으로 8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부동산 경기 활황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커머션 부동산 전문 ‘쿠쉬맨 앤 웨이크필드’의 리바티 그린우드 수석 리서처는 “2020년께부터 불황 수준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슬로우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황으로 직결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은 나오지 않았지만 거시 경제와 관련해서는 불황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어로직’의 프랭크 노태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사 결과 경제학자의 절반 가량이 2020년께 불황이 올 수 있다고 답했고 30% 가량은 2021년 또는 그 이후를 점쳤다”고 말했다.

주택 바이어 동향에는 변화가 감지돼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의 3에 가까운 바이어들이 지난해부터 주택을 찾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이중 70% 이상은 올해 안에 내집 장만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에 지친 이들이 원하는 집의 크기와 가격을 줄이고 경쟁이 덜 심한 지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른 가격, 매물 부족, 금리 상승, 세금 불이익 등의 악재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과 함께 연간 6.9%인 집값 상승세까지 더해져 이미 모기지 부담은 16%나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임금 인상률이 2.5~3%에 그친 반면 전국 평균 모기지 월 페이먼트는 지난해 1,509달러에서 올해 1,754달러로 16% 높아져 임금 인상률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준을 버블이라고 부르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10% 이상 부동산 가격이 과대평가된 전국 대도시의 비중이 2006년에는 67%에 달했지만 현재는 32%에 그친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주택 신축은 향후 2년간 늘겠지만 수요 증가세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주택건축가협회(NAHB)의 로버트 디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수요 덕분에 건축가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최근 20년 사이 가장 좋게 나타났다”며 “다만 원자재값 상승과 노동력 부족, 규제 강화와 인허가 어려움이 겹쳐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공급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렌트비 상승세도 약해지겠지만 하락세로 반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야디 매트릭스’는 올해 전국 렌트비 상승률을 2.9%로 예상하며 2015년의 5.5%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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