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입국 부모-아동 격리’ 찬반 가열

2018-06-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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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관용 정책에 분리 수용 2,000명 육박

▶ 멜라니아·부시 여사도 나서 비판 목소리

‘밀입국 부모-아동 격리’ 찬반 가열

밀입국자 부모와 아동을 분리 수용하는 무관용 정책에 항의하는 시의대들이 18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전국 셰리프협회 개막 연설을 마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어니스트 모리얼 컨벤션센터 앞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AP]

미국에서 밀입국자 부모와 떨어져 수용된 아동의 수가 2,000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AP·AFP통신등이 보도한 가운데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급기야는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나서 거부감을 나타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불법으로 멕시코 국경 등을 넘다가 붙잡힌 성인들로부터 아동 1,995명을 분리해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약 1,500명은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의 옛 월마트에 마련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자녀를 동반한 불법 국경 월경자들도 예외 없이 구금해 기소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나서 부모와 떨어져 수용된 아동이 급증했다.


이같 논란이 거세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지구에서 최악의 범죄자들 일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단으로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성년자 자녀를 분리해 수용하는 ‘무관용 정책’을 놓고 비판이 확산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박 차원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경 남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를 본 사람이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것(범죄)은 역사적인 수준이고, 일부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들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부터 남서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밀입국자를 기소하고 아이들은 법률에 따라 부모와 격리하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민 문제의 탓을 민주당에 돌리며 이민법 개정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대문자로 “법을 바꿔라!”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민주당원들은 왜 세계 최악의 이민법을 개정하도록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느냐”면서 “우리나라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MS-13을 포함한 범죄조직과 폭력배들이 일으키는 살인과 범죄에 대한 항의는 왜 없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면서 특히 독일의 이민 문제를 부각했다. 그는 “독일에서의 범죄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18일자에서 “트럼프는 독일의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틀린 주장을 했다”면서 “가장 최근 구할 수 있는 독일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범죄 수치는 1992년 이후 가장 낮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에 이어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가 17일 트럼프 행정부의 밀입국자 무관용 정책인 ‘부모-자녀 격리 지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부시 여사는 “아동을 개조된 창고에 수용하거나, 엘 파소 외곽 사막의 텐트촌에 보내는 계획을 만드는 일을 우리 정부가 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이미지는 미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의 하나였던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의 포로수용을 섬뜩하게 떠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 공보 담당관은 “멜라니아 여사는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와 격리되는 것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멜라니아 여사는 이 나라가 모든 법률을 준수하는 게 필요하다고 믿지만, 또한 가슴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반대 여론이 들끓자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18일 언론 보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닐슨 장관은 이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보안관협회(NSA) 행사에서 무관용 정책을 거론하면서 “이들 미성년자는 매우 잘 보살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 언론을 믿지 말라”고 말했다고.

그는 “우리는 음식, 의료, 교육 등 아이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면서도 “우리가 국경에서 가족들을 다룰 때 모른 체하고 법을 집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일부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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