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금고 ‘바닥’…예금 유치 ‘비상’

2018-06-15 (금) 12:27:48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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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대율 100% 육박, 대형융자 중단 상태

▶ 자바시장 불황 등 커뮤니티 돈 안돌아

한인은행들이 예금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임대사업을 운영하는 한 한인은 최근 거래하는 한인은행 지점장으로부터 예금고 증대를 위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며 타 은행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할테니 10만달러 CD 계좌 개설을 강력히 권유받았다.

이 한인은 “최근 한인은행들이 예금고 확보에 비상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며 “2%가 넘는 이자율로 12개월 CD 상품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한인 은행들의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이 올해 1분기에도 100%에 육박하는 97.4%에 달하는 등 대출에 비해 예금이 부족하는 ‘돈 가뭄’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인 은행마다 예금 확보 경쟁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은 예금이 확보돼야 대출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근 한인은행들은 대출 보다는 예금고 확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인은행들이 월별, 분기별 예금고 목표치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독려하고 있으며 개인 또는 지점별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이같은 예금확보 경쟁은 주류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주류 은행들은 신규 체킹이나 세이빙스 계좌를 신설하는 고객에게 100~30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류 은행들의 예금고 유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레이트닷컴 등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전국 12개월 CD의 평균 이자율은 2.21%까지 올랐으며 금리가 두 번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에는 2.75~3.1%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인사회의 이같은 돈 가뭄 현상은 ▲자바시장 등 전통적인 한인 경제권의 젓줄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부동산과 증시에 자금이 많이 묶여 있으며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주식투자가 늘고있으며 암호·가상 화폐 등 신규 투자처에도 자금이 몰린 점 등이 주요 이유로 지적했다.

이밖에 인건비, 보험료 상승 등 사업경비 상승도 기업들의 현금 보유 악화의 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지점장은 “요즘 10만달러 이상 현금이 있다면 공식 이자율보다 0.25%이상 은 더 높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현금 고객을 선호하지만 이같은 고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한인 은행들로부터 대출받기도 어려워졌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이 부실을 우려해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한인은행들은 건축 론 등 1,000만달러 이상의 대형 대출은 사실상 중단한 상태이며 변동 이자가 적용되는 기업의 라인 오브 크레딧, SBA 대출은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한인은행들은 여신 규모가 큰 기업 고객이 지속적인 이자율 상승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도입해 실시하는 등 여신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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