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 자투리 마일리지로 항공권 할인 되네”

2018-06-15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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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타 등 일부 항공사 고객에 특별혜택 제공

▶ 국적 항공사는 동일한 할인제도 없어

“어, 자투리 마일리지로 항공권 할인 되네”

델타항공 등 일부 항공사의 경우‘자투리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으나 국적항공사들은 이 같은 제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한인 강모(남·48)씨는 시애틀의 친지 방문을 위해 미국 항공사인 델타 항공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항공권 구입을 하던 중 뜻밖의 횡재를 했다고 기뻐했다. 강씨는 시애틀 왕복 항공권 구입을 위해 340달러를 결제하던 도중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1만마일의 델타항공 마일리지를 현금화해서 사용하는 옵션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1만마일로 항공권 가격에서 100달러를 할인받은 강씨가 실제 부담한 금액은 240달러. 강씨는 “많이 쌓이지 않은 마일리지라 항공권 구입에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0달러를 절약하게 돼 횡재를 한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 항공사에서는 가능하지만 국적 항공사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소량의 마일리지를 뜻하는 항공권 구매시 ‘자투리 마일리지’ 활용 가능 여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항공권 구입시 자투리 마일리지로 일부 결제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자투리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제한돼 있다보니 내년 ‘마일리지 10년 유효기간’ 제도 실시를 앞두고 자투리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한인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에 따르면 LA에서 인천까지 마일리지로 국적 항공사의 왕복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선 비성수기 기준으로 7만마일(이코노미석)의 마일리지가 필요하다.

비즈니스석을 마일리지로 구입하려면 12만5,000마일의 마일리지가 적립돼야 한다.

한국 방문이 잦아 마일리지 적립이 많이 된 경우는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3만5,000마일 미만의 자투리 마일리지를 갖고 있을 때다.

자투리 마일리지로 편도 항공권을 구매할 수 없어 3만5,000마일이 쌓일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A-인천을 국적항공사를 이용해 왕복 여행을 할 경우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11,946마일이니 2~3번 정도 한국을 방문해야 편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고객이 갖고 있는 개인당 평균 마일리지는 3,000마일로, 자투리 마일리지로 한국행 항공권 구입이 가능한 마일리지를 쌓기까지 매년 한국 방문을 하지 않는 한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 이모씨(남·58)는 “미국에 온 지 6년 됐지만 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아직 한국 방문을 못했다”며 “6,000마일 정도의 마일리지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적 항공사와는 달리 델타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 등 타국적 항공사들의 경우 자투리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시 일정 금액을 차감하는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식으로 고객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물론 국적 항공사들은 가족 합산제도나 유료 좌석제를 포함해 자투리 마일리지 소진 상품들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주 한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절차가 번거롭다거나 한국 내 사용으로 제한된 것들도 많아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이마저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10년 유효기간’ 제도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2008년 7월1일 이후(아시아나는 10월1일 이후) 적립한 미사용 마일리지가 소멸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A 한인들 사이에선 자투리 마일리지와 관련해 또 다른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작은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는 현재 없다”며 “도입 여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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