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자녀 맡길 곳·서머캠프 찾아라, “여름이 괴로워” 속앓이
2018-06-14 (목) 12:00:00
석인희 기자
▶ 방학 자녀 맡길 곳·서머캠프 찾아라 ‘고민’… 한국서 온 지인 뒷바라지‘골치’
오렌지카운티 브레아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모씨는 요즘 아이가 다닐 ‘서머 스쿨’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됐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남편은 출장이 잦고 본인 역시 정시간에 출퇴근을 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라 매년 여름 방학이 다가올 때마다 걱정부터 앞선다.
최근 남가주 지역 대부분의 교육구들이 학기를 마무리하고 일제히 2개월이 넘는 여름방학에 돌입하면서, 맞벌이 부모들을 중심으로 여러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들을 맡길 ‘서머 프로그램 찾기’로 비상이 걸렸다.
학생들은 손꼽아 기다려온 행복한 여름방학 시즌이지만 맞벌이를 하는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이 기간 동안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아야 하고, 마땅한 서머캠프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해도 사교육비 부담 또한 만만찮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주에서 한인들에게 인기 높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관련 글을 올린 네티즌은 “아이 한 명당 서머 캠프에 보내기 위해 한 달에 1,000달러 이상은 기본으로 든다”며 “매년 여름방학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 돈을 모아둔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친정 부모님이라도 주변에 사셨더라면 방학마다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동분서주하지는 않았을텐데 아쉽다”면서 “매년 방학 때마다 서머 프로그램 찾기도 지치고,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두 아들을 둔 정모씨는 “최근 두 아이 모두 대학생이 됐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더 이상 서머캠프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매년 여름방학 한두 달 전부터 서머캠프를 찾느라 골치가 아팠다”고 전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여름 시즌이 두려운 것은 자녀를 위한 방학 프로그램이나 맡길 곳 찾기뿐이 아니다. 한국의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이 되면 한국의 친인척들의 미국방문이 부쩍 늘어 한인들은 손님 접대로 경제적 부담은 물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
정씨는 “아이들을 둔 일가 친인척들이 대놓고 ‘미국 캠프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며 자녀들의 캠프에 동행하길 원했다”면서 “여름방학 시즌이면 조카들이 한두 달씩 미국에 머물다 가는 것은 기본이다. 조카들과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여름철마다 속앓이를 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서 초·중·고교 자녀들을 둔 한인 학부모들은 ‘방학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자녀들의 서머 프로그램을 찾는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한국서 찾아온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한인 가정들에게 긴 여름방학 휴가시즌은 언제부터인가 공포의 계절이 됐다.
특히 각 시정부나 교육구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여름학기 수업과 프로그램을 축소하면서 한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금전적 부담도 더욱 커진 상태다.
교육 전문가들은 “방학은 학원을 가는 자녀나 학원을 보내는 부모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생활을 학원 등으로 묶어 둔다면 효과적인 교육방법이 되지 못할 것이다”며 “아이들을 학원에만 보내기보다는 사회봉사나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캠프, 단기선교 등에 참여토록 하면 인성교육과 사회 경험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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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