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고비용·비핵화 협상서 부적절” 북 ‘김정은 요청에 트럼프가 이해’ 주장
▶ “지금은 아니지만…” 미군 철수도 시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1시간 넘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아 충격을 주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에 따라 대북 억지력 향상을 위한 방어적 차원에서 실시되고, 주한미군과 더불어 한미동맹의 근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발언의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면서도 언젠가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싶다는 희망까지 밝히고 나섰다. 미국의 최고 지도자가 이런 의중을 공개 기자회견에서 표면화했다는 점에서 거센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는 군사연습(war games)을 중단할 것이고 우리에게 엄청난 비용을 절감시킬 것”이라며 “그것(한미연합군사훈련)은 매우 도발적이고 이런 환경 아래에서 우리는 완전한 거래를 협상하고 있다.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북정상회담서 한미훈련 중단 요구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현지시간 13일 미북정상회담 내용을 보도하면서 확대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당면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 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이해를 표시하면서 합동훈련 중지 의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한 질문에 “저는 감축하지 않는다. 언젠가 말하겠지만 저는 군대를 철수하고 싶다”면서 “2만2,000명(공식적 2만8,500명)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데 귀국시키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깊숙하게 진전될 경우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결정이 향후 주한미군 철수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미북 공동합의문에 그동안 미국 정부가 줄곧 강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가 포함되지 않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돼 결국 알맹이가 없는 결과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AP통신은 ‘실패했다’(fall flat)고 혹평했고, 상당수의 전문가들도 공동성명에 검증 가능한 비핵화란 말도, 비핵화 시한도 구체적으로 명기되지 않은 것은 결국 북한의 의도대로 미국이 끌려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