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오찬을 마친 뒤 카펠라 호텔 내부 정원을 산책하며 웃고 있다. /AP
“평화의 전주곡” “협력 영광”
싱가포르의 ‘평화의 섬’ 센토사에서 열린 미북 간 ‘세기의 핵 담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5분에 걸친 1대1 단독 회담에 이어 양국 외교 안보 브레인들이 모두 총출동해 이어진 확대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이같이 의미 있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확대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우리의 발목을 지루하게 붙잡던 과오를 과감하게 이겨냄으로써 대외적인 시선과 이런 것들을 다 짓누르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마주 앉은 것은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물론 그 와중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화로 해서 함께 거대한 사업을 시작해 볼 결심이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게 되서 영광이다. 함께 협력해서 반드시 성공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난제를 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협력하게 돼서 매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고,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격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합쳐 140분 간 담판을 한 두 정상은 이날 1시간여 가량 업무오찬을 한 뒤 현지시간 오후 12시30분부터 카펠라 호텔 내부를 10분간 산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미국 대통령 전용차량을 뒷짐을 지고 옆에 서 있던 김 위원장에게 소개하며 차에 타보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웃으며 에둘러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에서 첫 일성으로 과거의 ‘김정일 프레임’에서 탈피한다는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힌 것이 다. 북한이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벼랑 끝 전술’에만 매달려 미국을 밀어붙였던 협상 방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