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정은 ‘김정일 방식 탈피’ 속내 드러내 주목

2018-06-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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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폼페이오·켈리·볼턴, 북 김영철·리수용·리용호

▶ 양측 브레인들 총 출동

김정은 ‘김정일 방식 탈피’ 속내 드러내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단독 회담 후 곧바로 이어진 확대정상회담에서 활짝 웃으며 환담을 하고 있다. [AP]

싱가포르의 ‘평화의 섬’ 센토사에서 열린 미북 간 ‘세기의 핵 담판’에는 미국과 북한의 외교 브레인이 총출동했다.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5분에 걸친 1대1 단독 회담에 이어 곧바로 확대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으로 이어졌다.

■외교안보 브레인 총출동

확대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고,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격인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좌우에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른쪽 자리를 지키며 북한의 입장을 대변했고,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리수용 부위원장도 자리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김영철 부위원장 오른편에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함께 협력해 반드시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과거 문제가 됐던 여러 가지 난제를 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발목을 잡았던 과거에 대한 극복 의지를 거듭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동의한다”는 말로 김 위원장을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함께 할 것이고, 또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함께 해결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과거 탈피 강조

김정은 위원장은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에서 첫 일성으로 과거의 ‘김정일 프레임’에서 탈피한다는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체제의 대미 협상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은 이번 트럼프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일 정권의 협상 태도와 방식이 발목을 잡았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자아비판’이 아니냐고도 할 수 있는 가히 파격적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벼랑 끝 전술’에만 매달려 미국을 밀어붙였던 협상 방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북한이 그동안 절대 불가로 여겼던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요구와 핵탄두 폐기 등 초기 비핵화 조치를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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