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김 어깨 툭툭· ‘엄지척’시종 친근감

2018-06-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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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모든 것 이겨내고 이자리까지…”

▶ ■ 세기의 만남 현장

트럼프, 김 어깨 툭툭· ‘엄지척’시종 친근감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독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도서관에 나란히 앉아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세기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LA시간 11일 오후 6시(현지시간 12일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대좌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서서히 걸어 나온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했다. 손을 꽉 잡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보여준 거친 악수는 아니었다.


손을 잡고 흔드는 내내 두 정상은 가벼운 담소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잡은 채 왼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툭툭 가볍게 치는 친근한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이어 두 정상의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뒤편에 성조기 6개와 인공기 6개를 번갈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양국의 국기 12개가 세워져 있었다. 촬영을 마친 두 정상은 통역을 뒤로하고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 앞에서 잠시 대기하던 주 정상은 다시 손을 마주 잡고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진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며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의 ‘덕담’을 들은 김 위원장은 활짝 웃은 뒤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랬던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활짝 웃은 뒤 김 위원장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3번째 악수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엄지 척’을 해 보이며 크게 웃었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한국전쟁 정전 후 70년 가까운 적대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현직 정상이 최초로 만나 북미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의 데탕트를 열 수 있는 세계사적 사건을 연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소 정상회담에 비견되는 역사적 장면인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2일 오전 8시1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12분 만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서방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 차량도 이보다 11분 뒤인 오전 8시12분에 무장한 경호차량 20여 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룻밤 머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 8시30분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긴장된 표정의 김 위원장은 회담 6분 전인 8시53분 리무진 차량에서 내렸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그는 왼쪽 겨드랑이에 서류 가방을 끼고, 오른손으로는 뿔테 안경을 든 채로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이어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1분 전인 8시59분 도착했다.

사진촬영과 모두발언에 이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인 일대일 담판에 들어갔으며, 단독회담은 약 35분 간 진행된 뒤 예정보다 10분 정도 빠른 9시50분께 두 정상이 단독회담장을 나와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확대정상회의에서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이 참석했고, 이어 업무오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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