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명 시도 체포된 후, 가족과 강제격리되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 밀입국 이민자들을 전원 기소하고 가족 중 부모와 어린이들을 격리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망명 시도를 위해 국경을 넘었다가 가족과 생이별하게 된 이민자 남성이 가족 격리에 항의하다 국경의 한 구금시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온두라스 출신인 마르코 안토니오 무노스(39)는 아내,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지난달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넘어 텍사스 주 국경마을 그랜저노로 넘어왔다. 무노스 가족은 그곳에서 망명이나 난민 지위를 신청할 생각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무노스는 이틀 뒤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단속 요원에게 붙잡혀 구금됐다.
무노스는 연방 법무부 지침에 따라 가족과 40마일 떨어진 텍사스주 스타 카운티의 교정시설로 압송됐고, 아내와 어린 아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게 됐다. 무노스는 교정시설에서 가족을 찾아달라며 애원하다 난동을 부렸고 결국 독방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교정 당국은 그를 요주의 인물로 분류하고 감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감방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도관은 아침에야 무노스가 숨진 사실을 알아차렸다.
CBP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무노스가 조현병 증세를 보였고 폭력적이었다”면서 “구금자 사망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