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가들 “김정은, 북미회담 후에도 核포기 안할 것”

2018-06-11 (월) 1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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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철수 등 조건 아래 비핵화 동의할 것”

전문가들 “김정은, 북미회담 후에도 核포기 안할 것”

[싱가포르=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인근 다리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과 셀카를 찍고 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은 주한 미군 철수 등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비핵화에 동의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CNBC뉴스는 1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향후 미사일 개발은 중단하겠지만 기존의 핵무기 체제는 그대로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 센터의 북한 전문가 자오 통(Zhao Tong)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지하고 핵 실험장을 해체하다는 것은 핵 능력과 핵무기를 점진적으로 해체한다는 약속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 터프츠대학 플레처 법학외교전문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이 금하고 있는 행동들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이미 지니고 있는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부산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만일 북한이 현행 수준으로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겠다고 한다면 그 자체로 진전이기는 하지만 기존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그들이 지난 40여 년 동안 개발한 이러한 무기를 포기한다면 이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만일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원할 경우 북한은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C뉴스는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비핵화의 의미를 핵무기 포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서의 미군 철수 등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CNBC뉴스는 전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혹은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북한 전문 연구기관인 시노NK(SinoNK)의 연구원인 앤서니 리나는 “북한은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처분해 버린 나라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자신들의 억제력을 희생하는 순간 외부의 간섭에 훨씬 취약해 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오는 김 위원장이 내세우는 올리브 가지(평화의 제스처)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통한 두 단계 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오는 첫 단계는 자신들에 대한 경제 제재 혹은 정치적 고립에 상관하지 않고 핵 억지력을 추구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안정적인 연결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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