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0년 24% 급증…‘낌새’ 알아채야 막는다
▶ 절망감·우울증이 결정적 원인 제공 한인들 아시안중 높아 핫라인 운영
지난 5일 유명 패션디자이너 케이트 스페이드의 자살에 이어 8일에는 유명 셰프이자 CNN의 대표적 푸드 칼럼니스트 겸 방송인 앤소니 보데인의 자살 소식이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처럼 유명인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지난 20여 년 간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내 자살 건수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케이트 스페이드의 경우 수년간 심한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유명인들의 자살은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 등에 대한 경종도 울리고 있다. 잇단 유명인 자살을 계기로 미국내 자살의 실태와 심각성, 대책 등을 심층적으로 알아본다.
■실태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16년까지 미 전역에서 자살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전 지역에서 평균적으로 24% 증가했고, 그 중 절반의 주에서는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전역의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네바다주만 이 기간 중 자살률이 1%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바다주는 전국에서 자살률이 9번째 높은 주로 집계됐다.
몬태나주는 연간 인구 10만 명당 29.2명이 자살해 전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주라는 오명을 얻었고, 반면 워싱턴DC는 인구 10만 명당 6.9명이 자살로 숨져 자살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주별로 보면 특히 아이다호, 몬태나, 와이오밍, 유타,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캔자스, 미네소타·오클라호마 등을 비롯한 미 서부지역의 자살률은 지난 1999년부터 2016년 사이 38%와 58% 사이를 오가며 높은 증가추세를 보였다. 캘리포니아도 이 기간 자살 건수가 14.8%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의 연간 자살자 수는 2016년 약 4만5,000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13.7명을 에 달하고 있다.
■미주 한인은
UC 버클리와 스탠포드 연구진은 케임브리지 대학이 출판하는 역학 및 정신의학 사이언스 저널에 지난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국보건통계센터의 자료를 인용해 미주 한인들의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남성의 경우 13.9명, 여성의 경우 6.5명으로 나타났다고 요약했다.
이는 한국의 남녀 당 자살률인 인구 10만 명당 32.4명 및 14.8명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 내 다른 아시아계의 자살률인 남성 6.9명, 여성 2.9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942년 설립돼 75년 간 남가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비영리기관 디디 허시 건강센터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한인 인구 비율이 0.6% 가량이지만, 미 전역 자살자 100명당 3.7명이 한인으로 집계돼 상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 허시 정신건강센터 전문가들은 자살의 경우 절망감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살충동 순간에 전문가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자살을 실질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