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맨스극, ‘다정남’ 가니 ‘까칠남’ 몰려와

2018-06-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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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준·남궁민·준호·이상윤 등… “반전의 재미”

로맨스극, ‘다정남’ 가니 ‘까칠남’ 몰려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서준 [tvN 제공]

귀엽고도 속 깊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속 연하남 서준희(정해인 분)부터 무뚝뚝하지만 순수한 '데릴남편 오작두' 속 오작두(김강우)까지….

우직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로 사랑받은 남자들이 퇴장하자 이번에는 한층 까칠한 매력을 지닌 남자들이 안방극장에 대거 상륙했다.
로맨스극, ‘다정남’ 가니 ‘까칠남’ 몰려와

김비서가 왜 그럴까’ [tvN 제공]


첫 방송부터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5%를 넘기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남주인공 이영준(박서준)은 재력, 얼굴, 수완 등 모든 것을 갖췄지만, 자기애로만 똘똘 뭉쳐 주변은 살필 줄 모르는 인물이다.

온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기 때문에 9년간 거의 24시간 곁을 지킨 비서 김미소(박민영)가 갑자기 퇴사를 선언했을 때도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심지어 '나를 사랑하게 돼서 떠나는구나'라고 멋대로 결론 내린 그는 미소의 퇴사를 막겠다며 일방적인 청혼까지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하무인인 영준이지만 미워할 수는 없다. 장차 이 로맨틱코미디의 주인공으로서 까칠하면서도 미소를 짓게 할 매력으로 여심을 정확하게 조준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태자면 박서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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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서준 [tvN 제공]


박서준은 원작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영준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리기 위해 작품 시작 전부터 캐릭터 연구에 몰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서준 소속사 콘텐츠와이 측은 8일 "영준은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인물이기 때문에 박서준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상황을 표현하고 매력을 어필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말투, 눈빛, 제스처를 하나하나 많이 고민하고 있고 다양한 정장 등 스타일링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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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정음’의 남궁민 [SBS 제공]


SBS TV 수목극 '훈남정음' 속 강훈남(남궁민)도 까칠하기로는 영준에게 밀리지 않는다. 여자, 사랑을 거부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요식업계 대기업 가문에 혼외자로 태어난 훈남은 치명적인 '페로몬'을 발산하는 연애 고수지만 사랑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자꾸 우연으로 마주치는 유정음(황정음)과의 키스 후에도 "시시해? 마음에 없는 키스였으니까"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하지만 결국 정음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훈남'이다. 실은 남의 연애에만 고수고 정작 자신의 연애는 '빵점'인 그가, 까칠함을 고수하면서도 이따금 정음을 보고 미소 짓는 등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렘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로맨스극, ‘다정남’ 가니 ‘까칠남’ 몰려와

훈남정음’의 남궁민 [SBS 제공]


남궁민 소속사에 따르면 그 역시 이번 훈남 역할을 위해 몸무게 수 kg를 감량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청률 성적은 아쉽지만, 연기 면에서는 '김과장', '조작' 등 최근 코미디나 장르극을 주로 했음에도 녹슬지 않은 '로코 감각'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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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멜로’의 준호 [SBS 제공]


SBS TV 월화극 '기름진 멜로'의 서풍(준호)은 앞선 두 사람보다는 정감 있지만, 중식 셰프로서 주방에서 버럭할 때 보면 만만치 않은 성질의 소유자다. 그리고 그에게는 수트핏 대신 '주방장복 핏'과 중화요리의 필수도구 '웍'이 있다.

지난해 '김과장'에서 한차례 까칠한 연기를 선보였던 준호는, 직전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180도 변신해 정통 멜로 연기를 보여주더니 이번 작품 역시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특히 특유의 예민함이 터져 속사포로 분노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몰입감을 더하는 연기가 돋보인다.

소속사에 따르면 준호는 이번 연기를 위해 실제로 한 달간 요리를 배우는 등 캐릭터에 남다른 정성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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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타임’의 이상윤 [tvN 제공]


tvN 월화극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의 이도하(이상윤)도 대기업의 셋째아들로 까칠하고 까다롭기로는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의심병, 깔끔병, 철벽을 치는 성격에 선단·고소·폐소 공포증 등 각종 병을 지녔다.

그랬던 남자가 자신의 삶에 갑자기 뛰어든 여자로 인해 사랑에 물드는 모습은,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로맨스극의 공식대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된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까칠한 남자가 사랑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로맨스극을 대표하는 공식"이라며 "까칠하면서도 완벽한 매력을 자랑하는 캐릭터를 보는 재미와 그런 남자가 사랑에 빠지며 보여주는 반전의 모습을 만나는 재미가 함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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