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수습 호국용사 찾는데 한인들 도움 절실”

2018-06-01 (금)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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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LA 방문

▶ 참전용사 증언 청취·유가족 DNA 검사

“미수습 호국용사 찾는데 한인들 도움 절실”

지난달 31일 LA 한인타운 용수산에서 열린 ‘유해발굴 증언 청취회’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전문 조사요원이 한국전 참전용사의 증언을 녹취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아직까지 수습되지 못한 채 산야에 홀로 묻혀 있는 12만3,000여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참전용사들의 증언과 유가족의 DNA 검사가 절실합니다”

지난달 31일 LA를 찾은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학기 단장(육군 대령)의 말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유해 발굴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증언 청취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60여 명의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기록한 뒤, 이날 LA 한인타운 용수산에서도 ‘유해발굴 증언 청취회’를 열어 80여 명의 참전용사들을 만났다.


이학기 단장은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에만 약 1,400여명의 6·25 참전용사들이 거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참전용사들의 제보가 귀중한 자료가 되어 유해 발굴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7년 1월에 창설한 국방부 직할기관의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10년간 약 9,800위의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유가족을 찾아주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국내외에 거주하는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증언 청취회를 꾸준히 진행해 현재까지 약 1,000여 명의 증언을 확보했다.

이날 증언 청취회에 참석한 참전용사 80여 명은 오래도록 묵혀뒀던 기억을 더듬어 전쟁 당시 상황과 전사자가 많이 발생했던 지역에 대해 증언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증언집과 영상자료를 만들어 향후 유해발굴 작업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언 청취회에 참여한 김상옥 노병은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잊지 않고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돼 다행이다. 시간이 오래돼 유해발굴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사자들의 유해를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이학기 단장은 “유해발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발굴된 유해의 가족을 찾는 일”이라며 “전사자 유가족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발굴된 9,800위의 유해 중 단 128위만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며 “유가족들이 자발적으로 DNA 검사에 참여해 발굴유해와 유가족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야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 가능하다. 전사자의 친가와 외가 8촌 이내의 친족이라면 꼭 DNA 검사를 받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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