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갈수록 중국에 기대는 파키스탄…”올해 차입 50억달러 넘을 듯”

2018-05-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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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유외환 고갈로 39억달러 빌린 데다 최대 20억달러 추가 차입 검토

경상수지 악화로 보유 외환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는 파키스탄이 중국에 손을 벌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한 파키스탄 정부 관료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1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 가량을 빌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자금은 중국 국유기업에서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료도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에서 최대 20억 달러를 추가로 차입하는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이 이처럼 중국에 손을 벌리는 이유는 경상수지 악화로 보유 외환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10개월간 파키스탄의 경상수지 적자는 14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 상환액도 50억 달러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의 보유 외환은 지난해 5월 164억 달러에서 이달 103억 달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2013년처럼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당시 IMF는 파키스탄에 67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그런데 파키스탄의 경상수지가 이렇게 악화한 데는 최근 수년간의 소비 열풍으로 인한 수입 급증과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가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아이러니한 분석도 나온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2015년 4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 항까지 3천㎞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에 합의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CPEC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파키스탄은 중국 기업에서 중장비와 기계류 등을 대거 수입했고, 이것이 경상수지 악화의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액이 급증한 것도 경상수지 악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파키스탄을 테러 지원국으로 보는 미국과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파키스탄이 손을 벌릴 곳이 중국 말고는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파키스탄은 올해 들어 중국에서 39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빌렸으며, 이번에 추가로 중국에서 최대 20억 달러를 빌리면 올해 차입액은 5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금융 지원으로 인해 파키스탄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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