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북정상회담] 다시 높아지는 철도 등 남북 경협 기대감

2018-05-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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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웠던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되자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전날 전격적으로 단행된 남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회담이 성공하면 대규모 대북 경협을 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북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한 내용을 전날 남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고, 남북 고위급회담도 내달 1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남북은 이달 16일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북측이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고위급회담 참석자 중에는 국토교통부의 교통 담당인 김정렬 2차관과 북한의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포함돼 있었다.

위기에 몰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본 궤도를 찾았고 남북도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해 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서 고위급회담도 열기로 함에 따라 철도 연결 등 남북 경협도 차질 없이 준비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은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면서 일차적으로 동해선(동해북부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의선(서울∼신의주)은 2004년에 이미 연결돼 2007∼2008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으나 현대화 등 시설 개량이 필요한 노선이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나 남측 강릉∼제진(104㎞)이 단절된 상태다.


판문점 선언에서 경의선의 현대화와 동해북부선의 연결 사업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만큼 고위급회담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남북이 10·4 선언을 재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10·4 선언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내놓은 선언으로 남북 철도연결을 비롯해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이용, 개성공단 2단계 개발과 경제특구 건설, 백두산 관광 시행 등 다양한 경협 방안이 포함됐다.

북한이 최근 우리나라 공역을 통과해 제3국을 오가는 항로 개설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안함에 따라 북한 하늘길 개방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정부 때 백두산 관광을 위해 삼지연 공항을 개발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작년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내놓고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동쪽에서는 부산-금강산-원산-청진-나선-러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자원 벨트를 만들고 서쪽에서는 목포-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조성하는 한편 동서[026960] 방향으로는 비무장지대에 환경·관광 벨트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를 H자 모양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대북 경제 제재가 해제되고 대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도 탄력받고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정부 부처는 내부적으로 경협 관련 검토를 벌이면서도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과 대북 제재 문제 등 상황을 지켜볼 뿐, 정부 부처가 먼저 나서서 경협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내부적으로는 경협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를 대비해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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