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란, 유럽에 ‘핵합의 유지’ 6대 조건 제시

2018-05-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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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핵합의 위반 반대 결의안·석유 손실분 보존

▶ 유럽은행의 이란 거래 등 약속… 불응시 핵 개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 고위공무원단을 소집해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유지하기 위해 유럽이 지켜야 할 조건 6가지를 제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8일 미국이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직후 “유럽이 핵합의를 유지하겠다고 실질적으로 보증해야 한다”고 큰 틀에서 언급했고, 이날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이다.

이 요구사항은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수출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유럽이 이란산 원유가 완전히 수출될 수 있도록 보증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우리의 석유 수출에 해를 끼친다면 유럽이 그 손실분을 모두 사들여 보전해야 한다는 점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달 하루 평균 약 288만배럴(가스 콘덴세이트 포함)의 원유를 수출했다.

미국의 제재안에 따르면 이란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제재는 11월4일 부활한다.

국방수권법에 근거한 이 제재는 이란산 원유 수입국은 6개월마다 전반기 수입량의 20%를 감축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국이 5월8일부터 180일간 이런 기준을 따라 수입량을 감축했는지 보고 11월4일 이런 ‘감축 노력’을 평가해 예외국 지위를 결정한다. 국방수권법의 예외국 지위가 인정되면 이란중앙은행과 ‘상당한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이 제재를 면할 수 있다.

이란 경제와 외화 획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란은 유럽에 이를 보증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아울러 ▲미국의 핵합의 위반을 반대하는 결의안 발표 ▲탄도미사일, 이란의 중동 정책 문제 제기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불참 ▲유럽 은행의 이란 거래 등을 약속해야 한다고 유럽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이에 응하지 않고 시간만 끈다면 핵활동을 재개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고 경고했다.

또 “우리는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과 문제는 없지만, 전례를 고려할 때 이들을 믿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을 전복하려고 정치·경제·군사적이고 선동적인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그러나 이 모든 계략은 ‘톰과 제리’의 유명한 고양이(톰)처럼 그들은 언제나 패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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