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스베가스 호텔직원들 6월 파업 ‘비상’

2018-05-25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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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라지오·MGM·시저스팰리스 등

▶ 한인관광업계 우려 속 대책마련 분주

라스베가스 호텔직원들 6월 파업 ‘비상’

6월 호텔 종업원들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인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스베가스 스트립. [AP]

많은 한인들이 찾는 엔터테인먼트 메카 라스베가스가 34년 만에 호텔 종업원들의 파업 때문에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라스베가스가 남가주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하와이 용암 분출 사태보다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인 관광업계는 파업 성사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언론들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34개 카지노 리조트에서 일하는 요식업 노동조합(노조) 회원 절반이 전날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99%의 찬성으로 다음달 1일 이후 언제든지 파업을 벌이는 방안을 승인했다. 노조에 가입한 카지노 리조트 종업수는 총 5만여명으로 오는 31일 자정을 기해 계약이 만료된다. 노조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 임금 인상, 일자리 보존, 성희롱 방지 등이다. 특히 노조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카지노와 호텔은 이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2월부터 진행된 협상에서 노조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 회원은 MGM 그랜드와 시저스 팰리스, 벨라지오, 플래닛 할리웃, 스트래토스피어 호텔 등에 근무하는 바텐더, 요리사, 서빙 직원, 벨보이, 포터, 청소부들이다.

만약 6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카지노 호텔의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라스베가스 전역이 마비돼 이 지역 관광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4,220만이 넘는 여행객들이 라스베가스를 방문한데다 9만여개에 달하는 호텔 객실 규모를 갖게 된 라스베가스 관광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LA 한인 관광업계 역시 라스베가스 파업이 가져올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라스베가스가 가지고 있는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LA를 비롯해 가주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은 51만6,000명에 달한다. 이중 여행 목적을 가진 수는 44만3,760명. 오는 2021년에는 62만4,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차 LA에 오는 한국인 여행객이라면 꼭 들르는 곳이 라스베가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인 관광업계가 라스베가스를 ‘서부 관광의 꽃’이라고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라스베가스 6월 파업설을 접한 LA 한인 관광업계는 당장 라스베가스 관광 취소 사태 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파업 현실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삼호관광 오경선 이사는 “라스베가스 호텔 숙박에는 당장 문제는 없지만 여행객들의 불편은 분명해 보인다”며 “상시 여행객이 있는 곳이기에 (파업이) 장기화되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행히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출발하는 라스베가스 여행 상품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문제는 6월부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별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파업 이후를 대비한 비상 대책과 대안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방청소 등 호텔의 기본 서비스에 문제가 되면 호텔 변경도 고려해야 한다”며 “호텔 등급이 낮아지지 않도록 신경써 여행객의 불편과 불만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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