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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밀려 위축되는 전통 TV 광고시장

2018-05-21 (월)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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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 하락하고 시청자 연령은 갈수록 높아져

▶ 기업들, 타깃광고 가능한 유튜브 등 매체 선호

디지털에 밀려 위축되는 전통 TV 광고시장

금년 시즌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로잰. 로잰의 시청자 중간 연령은 52.9세이다. 인기 드라마의 시청자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광고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TV 네트웍들은 최근 큰 광고주들을 뉴욕으로 초청, 대규모 연례 광고판촉 행사를 가졌다. 곳곳에서 방송사들의 프리젠테이션과 파티들이 이어졌다. 10년 째 계속되고 있는 이 행사는 광고주들을 사로잡아 그들의 지갑을 열도록 만들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는 새로운 쇼들과 최고 배우들이 소개됐으며 공식 행사가 끝나면 랍스터 롤을 먹으며 네트웍 스타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파티가 뒤따랐다.

하지만 이러 화려함의 밑에서 네트웍 방송사들은 심각한 광고업계의 격변을 헤쳐 나가려 애를 쓰고 있다. 시청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서 더욱 그렇다. 일부는 아예 TV를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이 쇼를 보기 위해 사용하는 많은 기기들과 앱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또 구글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으려 경쟁하는 실리콘밸리로부터의 다양한 업체들이 있다.

TV 광고는 한 때 다수의 대중에 다가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광고주들에게 인식됐었다. 또 여전히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서서히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 TV광고 매출은 2016년 정점에 달했다. 광고전문 업체에 따르면 이 해의 총 광고매출은 430억달러가 넘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2.2% 떨어졌으며 오는 2022년까지 매년 2%씩 감소할 전망이다.


광고수입 감소는 훌루 같은 플랫폼들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로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 광고매출 감소를 상쇄할 만큼 충분치는 않다고 광고전문 업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송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광고료를 올렸지만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NFL처럼 예상치 않았던 부문에서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TV는 아직까지 많은 광고주들에게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제약회사들과 개인관리용품들은 TV광고를 늘리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비는 오르는데 시청률은 하락하면서 큰 광고주들이 망설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광고료가 높은 드라마들의 시청자 연령층은 대단히 높다. 이런 추세는 밀레니얼 등 젊은층에 다가서기 원하는 광고주들에게 고민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로잰’의 경우 시청자 중간연령은 52.9세였다. 가장 연령층이 낮았던 프로그램은 37.2세였던 CW의 ‘리버데일’이었다.

반면 구글의 유튜브는 젊은이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높다. 인종차별 비디오 등 많은 콘텐츠 논란에도 불구하고 큰 광고주들이 유튜브에 광고를 하길 원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TV광고비 지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광고주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대형 테크기업들로 광고비를 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비디오와 비디오 광고 비즈니스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광고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고객명단들, 즉 스토어 충성고객 카드 소지자들, 그리고 ‘첫 차 구입자들’ ‘외국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같은 프로파일에 의거한 타깃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TV도 이런 기능을 갖고 있기를 원한다. 이런 바람에 부응해 NBC유니버설과 터너. 바이아콤, 그리고 폭스 등 경쟁관계에 있는 미디어기업들은 용어들과 자신들이 사용하는 데이터 세트의 일부를 표준화했다. 기업들로서는 플랫폼들을 아우르는 광고구매가 용이해진 것이다.

올드네이비는 아주 오랫동안 TV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업체들 가운데 하나였다. 아직도 TV는 이 업체의 중요한 광고수단이다. 그러나 올드네이비가 광고를 하는 방식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광고담당 책임자인 제이미 거쉬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TV광고를 산다고 말할 때 거기에는 훌루와 구글 프리퍼드,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과 디지털 비디오 스페이스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올드네이비는 전통적 TV와 디지털 TV 가운데 어디서 고객들이 광고 콘텐츠를 더 많이 보는지를 알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 전통적 TV와 관련해서는 드라마 내용에 자사제품을 연계시키는 문제를 놓고 네트웍들과 논의 중이다. ABC 드라마 블랙키시 대사에 아예 자사 제품을 노출시키는 계약을 한 프록터 & 갬블의 전례와 유사한 것이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의 대사 속에 특정 제품이 언급되는 데 대해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

전통적 TV를 떠난 사람들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의 비디오들을 본다. 이보다는 적지만 디시네트웍의 슬링 TV 같은 서비스를 돈 내고 보는 사람들도 상당수이다. 네트웍들은 이런 추세 속에서 내보내는 광고의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광고를 내보내면 돈을 벌지만 시청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넬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시간짜리 TV 프로그램의 평균 광고시간은 13.6분이었다. NBC유니버설과 폭스 네트웍그룹은 프로그램 중간에 나가는 광고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2분을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광고를 줄이는 것이 과연 현실적인가라는 시각도 있다. 한 전문가는 광고주들에게 좀 더 고급스러운 광고경험을 제공하면 돈을 더 낼 것이라는 게 방송사들이 생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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