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네수엘라 전역서 대선투표 돌입…마두로, 6년 임기 재선 유력

2018-05-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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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야당 불참…미국 반대·제재 와중에 치러져

▶ 지지율 47% 마두로 “승리하면 경제혁명 일으키겠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2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55) 현 대통령이 6년 임기의 재선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에서 대선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전체 유권자는 2천50만 명이다.

외신들은 버스 기사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당선되면 내년 1월부터 6년간 다시 한 번 베네수엘라를 이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불리는 마두로는 2013년 차베스가 암으로 숨진 후 실시된 대통령 재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인테르라세스가 최근 대선 투표의향을 조사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가장 높았다. 야권 후보인 엔리 팔콘 전 라라 주지사는 34%, 복음주의 목사 하비에르 베르투치는 14%로 뒤를 이었다.

붉은색 셔츠를 입은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라카스에서 투표소가 문을 열자마자 부인, 측근들과 함께 투표를 마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투표 후 "이번 선거는 투표용지와 총알, 조국과 식민지, 독립과 종속 간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당신의 투표가 결정할 것이다. 투표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 승리하면 경제혁명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선거는 주요 야당이 불참하고 미국 등 우파 국제사회의 반대 속에 치러진다.

미국을 위시한 우파 성향 국가들은 법치와 민주주의 훼손을 지적하며 대선을 연기하라고 촉구해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해소를 촉구하며 '마두로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 금융체제 접근을 막고 고위 관리의 출입국을 제한하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선거 이틀 전인 지난 18일 베네수엘라 집권당인 사회당의 디오스다도 카베요 수석 부대표, 그의 배우자, 형제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베네수엘라에 심각한 경기침체, 살인적 물가상승에 따른 식량 부족 사태, 인접국을 향한 국민의 대탈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마두로 취임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45%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재로 경제난과 생필품난이 악화하면 이웃 국가로의 난민 행렬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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