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USC 산부인과 의사가 학생 상습 성추행 ‘발칵’

2018-05-17 (목)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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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대생들 30여 년간 진료, 부적절 접촉·추행 등 행위

▶ 대학 측 사건 축소 의혹

USC 산부인과 의사가 학생 상습 성추행 ‘발칵’
한인 학생들도 많이 재학하는 USC의 학생 진료센터 산부인과 의사가 수십 년간 재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LA타임스는 USC 학생 진료소에서 근무했던 산부인과 의사 조지 틴들(71·사진)이 대학에 갓 들어온 수만 명의 순진한 여학생들을 상대로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부적절한 성추행을 일삼아온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교 측의 간호사와 학생 20여 명의 익명 제보에 따르면 틴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산부인과 검진 도중 여성 환자들의 몸을 만지거나 성적 의미가 담긴 농담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성기를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중국인 유학생들이 미국 의료시스템을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그들을 성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990년대부터 틴들과 관련한 성추행 추문은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USC 측은 특별한 대처 없이 틴들이 계속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게끔 방관한 의혹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러다 지난 2016년 틴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학교 측은 진료소를 찾았던 2,5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해 6월 마침내 그를 해임했다.

하지만 USC는 틴들에게 치료받았던 환자들과 캘리포니아주 메디컬 보드에 조사 결과에 대해 따로 알리지 않으며, 틴들이 학교 관계자들과의 뒷거래를 통해 사건을 크게 키우지 않도록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USC는 LA타임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틴들의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 환자들과 메디컬 보드에 따로 보고해야만 하는 법적 의무는 없었다”며,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USC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메디컬 보드에도 진실을 알려야만 했다”고 밝혔다.

USC의 맥스 니키아스 총장은 “나 역시 USC에 재학 중인 두 딸이 있다”며 “대학을 대표해 학생 진료소를 찾았던 수많은 학생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편 틴들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단지 USC 여학생들을 치료해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월 캘리포니아주 의사 면허를 다시 갱신했으며, 학교 측을 상대로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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