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방소송 70만건 최악 적체

2018-05-16 (수)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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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년새 20만건 늘어, 나홀로 밀입국 아동 급증

▶ 신속재판 노력 실효 없어

이민법원 적체소송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70만건에 육박하고 있어 소송적체가 갈수록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방 법무부 산하 이민재심집행국(EOIR)이 최근 공개한 이민법원 소송적체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미 전국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추방소송은 70만건에 육박하는 69만 7,77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5만건에 비해 5만여건이 급증한 것이며, 51만 9,000여건이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2년새 무려 20만건 가까이 적체 소송건수가 치솟은 것이다. 이민법원 소송적체는 지난 2008년 이래 10년 연속 증가하고 있어 10년새 적체소송 건수는 약 400%나 늘어났다.


연방 정부는 그간 이민판사를 대폭 증원하고, 신속재판제도를 도입하는 등 소송적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추방대상 이민자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어 적체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민법원은 전년보다 많은 16만 9,150건의 소송을 완료했지만 29만 5,000여건의 신규 소송이 시작돼 적체 증가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 전국 이민법원에 재직 중인 이민판사는 334명으로 집계돼 판사 1인당 2,090건의 추방소송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민법원 소송적체에 대해 이민연구센터(CIS)는 부모 동반 없이 밀입국한 ‘나홀로 밀입국 아동’ 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는 적체심화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3,186건에 그쳤던 ‘나홀로 밀입국 아동’ 케이스는 2014년 1만 8,854건, 2015년 3만 1,622건, 2017년 7만 1,521건 등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난민 신청 증가도 적체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2008년 1만 3,214건이었던 난민신청은 2017년 11만 9,144건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거부판정을 받는 난민 신청이 크게 늘어 2018년 난민 신청 거부율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행정적 케이스 종료 등을 포함하면 난민 신청자 2명 중 1명이 거부판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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