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아도 모자라 가죽까지…약효믿는 중국 탓에 아시아코끼리 수난

2018-04-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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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도 모자라 가죽까지 약효가 있다고 믿는 중국인들의 수요 때문에 목숨을 잃는 아시아 코끼리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아시아 코끼리 보호단체인 '코끼리 가족'(Elephant Family)은 24일(현지시간) 코끼리 밀렵과 가죽 밀매 실태를 다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가 2014년부터 미얀마를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상아뿐만 아니라 가죽도 얻으려는 코끼리 밀렵이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에서만 발견된 코끼리 사체가 2010년 4마리에서 2013년 26마리, 2016년 61마리로 급증했다. 2017년에는 59마리가 죽었다. 최근 들어 상아는 물론 가죽도 벗겨져 없어진 상태로 발견된 사체가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장 조사를 안내한 스미스소니언협회의 아웅 미요 칫은 "과거에는 암컷 코끼리의 경우 상아가 없어 (밀렵) 표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밀렵꾼들이 가죽을 노리고 아무 코끼리나 밀렵한다. 이건 재앙"이라고 말했다.

암컷은 물론 어린 코끼리까지 밀렵에 희생되면서 코끼리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코끼리 가죽의 주 수요처는 중국으로 조사됐다. 코끼리 가죽은 위염이나 위암,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는 분말 형태의 약제로 둔갑해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유통되고 있다. 코끼리 가죽을 말린 뒤 팔찌나 목걸이 등 액세서리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코끼리 가죽은 미얀마에서 ㎏당 660위안(11만3천 원)에 팔리며 중국으로 넘어가면 가격이 뛴다. 중국에서는 온라인으로 배달비용을 제외하고 ㎏당 1천192위안(20만4천 원) 정도에 거래된다.

아시아에는 현재 13개국에 걸쳐 3만∼5만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끼리 가족'의 벨린다 스튜어트 콕스 담당국장은 "코끼리 가죽 분말을 파는 불법 온라인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아시아 코끼리 보호를 위해 관련국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협력해 밀렵과 가죽 밀매를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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