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CT 기관에 잇따르는 ‘보은 인사’…업계 불만 커진다

2018-04-25 (수)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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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진흥원과 케이블·IPTV협회장은 언론인 출신

▶ 전문성 보다는 대선 공헌도와 친분 우선한다는 지적

한국 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관이나 협회 수장에 문재인 정부 출범에 공헌한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되며 ICT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문성을 의심받는 인사들이 중요 자리를 꿰차는 등 ‘ICT 홀대론’ 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ICT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에 하성민 전 SK텔레콤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사장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윤리경영위원장 지내는 등 능력 면에서는 논란이 많지 않다. 다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동래고 후배라는 점에서 정실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유 장관이 하 전 사장을 NIPA 원장으로 강력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지난해 11월 임명 이후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원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객원교수 등을 지냈으며 사이버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업무 경험이 없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미디어특별보좌단에서 활동했다는 점에서 대표적 보은인사 사례로 분류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보안 문제 및 공인인증서 폐지 등 KISA 관련 이슈가 계속 부각되고 있지만 활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신임 원장에 취임한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는 벤처 1세대로 분류되는 전문가지만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단장을 맡는 등 보은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80년대 운동권 인사들에게는 ‘큰 형님’으로 분류되며 김근태재단 부이사장과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등 꾸준히 정치권에서 활동해 왔다.

방송업계에서도 낙하산 논란이 거세다. 한국 케이블TV 방송협회장인 김성진 전 여성부 차관과 유정아 한국 IPTV 방송협회장이 대표 사례다. 김 협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보도지원비서관, 국내언론1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선거운동을 도운 바 있다.

최근 유료방송시장이 시장 정체와 몇몇 업체 매각설 등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제 몫을 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제기된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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