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류업체들 “하청업체 노동법 지켜야 함께 산다”

2018-04-25 (수) 최수희 기자
작게 크게

▶ 전문 업체까지 고용해 모니터링 강화

▶ 공동 봉제공장 운영 등 대안도 모색

의류업체들 “하청업체 노동법 지켜야 함께 산다”

최근들어 LA지역 의류 및 봉제업체를 대상으로 정부당국의 노동법 위반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최근 LA지역에 있는 한인운영 의류업체가 하청업체(봉제공장)의 노동법 위반 혐의로 정부당국에 적발돼 처벌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일부 한인 의류업체들이 하청업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일부 의류업체는 자체적으로 하청업체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모니터링을 외면하는 업체들도 적지않은 것으로 파악돼 문제가 되고 있다.

연방노동부는 한인 의류업체인 R사가 노동법 위반 사업장에서 제조된 제품을 유통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제기된 소송에서 연방법원이 이 업체에 대해 해당 제품을 소매체인에 납품할 수 없도록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결과 R사의 하청업체인 H봉제업체는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4달러의 임금만 지급하는 등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주당 최대 58시간을 일했지만 오버타임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LA 한인 의류 및 봉제업계를 대상으로 연방 및 가주노동청의 노동법 위반 단속이 끊임없이 펼쳐지면서 일부 한인 의류업체들은 전문 모니터링 업체를 고용해 하청업체의 노동법 준수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하청업체 모니터링 업체 ‘파커 비즈니스 컨설팅’의 박철웅 대표는 24일 “하청업체 모니터링에 나서는 의류업체들은 하청업체가 노동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후 정부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청업체가 노동법 위반 혐의로 적발되면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벌금을 50%씩 부담하는 등 연대책임을 묻게 된다”고 밝혔다.

하청업체 모니터링 전문 업체들은 하청업체의 ▲근로자에 최저임금 지급 여부 ▲오버타임 관련 근로시간 및 임금규정 준수 여부 ▲노동 계약서와 타임카드 등 기록보관 여부 ▲미성년자 노동규정 위반 여부 ▲업체의 근로자 상해보험 가입 여부 등을 점검한 뒤 결과를 원청업체에 통보하는 역할을 한다.

의류업체 ‘아이리스’의 영 김(한인의류협회장) 대표는 “하청업체가 노동법을 위반하지 않는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노동법을 다 지키면서 모니터링 업체까지 고용하기가 힘들어 일부 업체들은 기금을 모아 하나의 합법적인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정수 전 한인봉제협회장은 “상황이 어떻든 노동법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며 “당장은 원청업체들의 하청업체 모니터링이 허술한 편이지만 모니터링이 더 강화되고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회장은 이어 “비용 등을 이유로 노동법을 외면하는 봉제업자가 늘고 있는데 모니터링이 시행되면 노동법을 지키게 된다”고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한인의류업체 관계자는 “모니터링 전문 업체를 고용하면 비용이 발생하지만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수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