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 보험료 2년간 15% 인상… 산정기준 제멋대로

2018-04-23 (월)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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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균 1,427달러로 물가상승률의 2배

▶ 고소득자에 유리, 보험료 인하는 찔끔

자동차 보험료가 지난 2년간 15% 이상 상승하며 2018년 현재 연간 평균 1,427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정보 전문 웹사이트 ‘지브라’(Zebra)는 최근 수년간 자동차 보험료가 물가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이 올랐다며 면면을 들여다보면 불공평하게 인상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전국적으로 5,000만건 이상의 자동차 보험료 견적을 조사한 결과, 보험료 평균은 2011년 이후 20% 이상 올랐다. 특히 최근 2년 사이에는 15%가 상승하며 평균 1,427달러에 달했는데 보험사들은 자연재해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보험료가 가장 비싼 도시는 디트로이트로 5,414달러에 달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이럼은 774달러로 가장 쌌고, 캘리포니아는 평균 1,713달러로 밝혀졌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인상의 근거와 기준이 뭔지 모를 정도로 중구난방 식이었다는 지적이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낮춰준다면서 차량에 장착을 권유하는 실시간 운전기록 장치는 설치한 경우 보험료가 1,415달러인 반면, 아닌 경우도 1,427달러로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박사 학위 소지자는 고교 졸업 학력의 가입자보다 보험료가 44달러 낮았으며 직업별로는 교사가 소방관이나 변호사보다 보험료가 비쌌다.

주택 소유주와 렌트 세입자가 나란히 집보험과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절약되는 정도도 주택 소유주는 9.5%, 세입자는 5.4%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여기에 최신 안전장치나 도난방지 장치의 보험료 인하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사 결과, 이들은 수리나 교체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크레딧 점수가 300~579점으로 낮은 경우는 800점 이상인 경우보다 보험료가 1,400달러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보험사들이 소비자가 접근하기 힘든 공식을 사용해 보험료를 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수머스 유니언’의 척 벨 디렉터는 “객관적으로 보험료 산정에 가장 중요한 운전기록보다 학력이나 크레딧 점수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사들이 주정부의 가이드라인과 상관 없이 보험료와 무관한 빅데이터를 마구잡이로 뽑아내 차별적인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험정보원(III)은 올초 연방 의회에 출석해 손해율 증가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사이 보험사의 영업이익률은 10% 이상에서 1.6%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별적인 보험료 인상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고 결국 고액 연봉일수록, 고학력일수록, 크레딧 점수가 높을수록, 좋은 동네에 살수록, 집을 가진 경우 자동차 보험료를 적게 내는 것이 공평한 것이냐는 비난에 보험사들은 직면한 처지가 됐다.

한편 지브라가 조사한 기타 내용 중 유의미한 것들로 ▲음주운전 조사 거부에 따른 보험료 인상폭은 1,100달러이고 ▲싱글이 결혼하면 보험료가 6%, 연간 80달러 낮아지며 ▲운전 중 텍스팅 적발에 따른 보험료 인상률은 2011년 1% 미만이었던 것이 16%로 엄격해진 점 등이 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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