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 스트리밍 서비스로 활로 찾는 ESPN

2018-04-23 (월) LA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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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메이저 콘텐츠에 다양한 틈새 종목 추가

▶ “케이블·위성 TV 잠식하지 않고 새 수요 창출”

새 스트리밍 서비스로 활로 찾는 ESPN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새로운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인 ESPN+를 시작했다. 가입자들은 온디맨드로 수천개의 라이브 스포츠 중계를 접속할 수 있다.

ESPN 사장인 제임스 피타로는 소비자들과의 직접적 관계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집에서 조차 그렇다. 월트디즈니사의 소비자 상품 및 인터랙티브 부분 책임자로 일할 때 그는 자기 아이들을 새로운 장남감과 기기의 시장성을 테스트하는데 이용했다. 지난해 그는 그들에게 ‘스타 워스’의 공선검을 새롭게 탄생시킨 증강현실 게임은 제다이 챌린지를 가져다 주었다. 아이들은 물론 자기 부인까지 이것을 갖고 노는 걸 보고 그는 성공을 예감했다.

올 48세인 피타로는 최근 출시한 새로운 제품에서도 비슷한 성공을 거두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인 ESPN+가 그것이다. 피타노는 최근 코네티컷 브리스톨 ESPN 본사에서 가진 새 서비스 발표장에서 “우리는 이제 1회 초를 시작했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에는 새로운 라이선스 장난감 신상품을 상점 선반에 내놓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이 달려있다. 한 때 디즈니의 믿을 만한 성장엔진이었던 거대 스포츠미디어 ESPN은 지금 케이블 취소와 주요 스포츠 중계비용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ESPN+는 점차 떨어져 나가고 있는 스포츠 시청자들을 다시 붙잡기 위한 ESPN의 가장 공격적인 조치이다. 월 4.99달러에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모든 걸 먹을 수 있는 뷔페스타일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넷플릭스와 유사하다. 이 서비스는 피타로가 ‘혁신의 시대’라고 부르는 ESPN 변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ESPN+ 사용자들은 수천개의 라이브 스포츠에 온디맨드로 접속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와 NHL 하키, 대학 스포츠, 메이저리그 사커, PGA 골프, 복싱,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는 물론 심지어 크리켓 경기까지 포함돼 있다. 또 ESPN이 자랑하는 스포츠 다큐멘터리인 ‘30 for 30’와 은퇴 농구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가 진행하는 주간 농구 분석 프로그램 같은 새로운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에도 접속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과 라이브 중계에는 광고가 따르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메인 스폰서로서 카드 멤버들에게 이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시작 저 광고나 배너 광고는 없다.

전임 존 스키너의 급작스런 이임으로 얼마 전 사장이 된 피타로는 새로운 서비스가 케이블이나 위성 시청의 대체물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케이블과 위성은 아직도 연간 80억달러의 수입을 가져다 주고 있다. 피타로는 ESPN+와 관련해 균형을 잘 잡아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ESPN을 디지털 TV의 미래로 이끌어 가면서도 여전히 수익을 안겨주는 전통적인 케이블과 위성 모델을 잘 지속시켜야 하는 것이다.

미디어 업계는 ESPN+와 관련, 월트디즈니의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첫 비디오 비즈니스로서, 또한 26억달러를 주고 75% 지분을 매입한 BAMTech의 첫 벤처로서 어떤 성공을 거둘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디즈니는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 2019년부터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면 넷플릭스와 경쟁을 하게 된다.

ESPN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ESPN은 시청자가 거의 1억가구로 정점에 달했던 2010년에 비해 현재 1,200만 가구 정도가 줄어든 상황이다. ESPN은 케이블이나 위성TV 가입자 한명 당 월 7달러가량을 지급 받는다. ESPN은 가입자가 400만정도인 훌루 라이브와 유튜브 TV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줄어든 수입의 일부를 보전하고 있다.

피타로는 ESPN+가 핵심적인 TV 비즈니스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이 서비스가 더 많은 스포츠를 라이브로 보기 원하는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들은 기존의 케이블 고지서에 월 4.99달러를 기꺼이 더 낼 것이라고 말했다. ESPN+는 럭비와 국제 크리켓 경기, 그리고 아이비리그 풋불 경기들을 내보냄으로써 틈새욕구를 가진 스포츠팬들을 겨냥한다. 이런 콘텐츠들이 많은 시청자는 끌어 모으지 못해도 이 경기들을 보기 위해 월 수수료를 낼 의향이 있는 골수 스포츠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ESPN은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왔다.

ESPA+를 시청한 스포츠 TV 컨설턴트인 리 버트는 이 서비스가 저렴한 가격, 다앙한 콘텐츠, 그리고 고퀄리티 테크놀러지 등에 힘입어 수백만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의 궁극적 사용은 ESPN의 채널들을 케이블이나 위성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트는 “결국은 모든 것들이 유료TV를 구입하지 않아도 제공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미래를 위한 ESPN의 재탄생”이라고 말했다.

피타로는 ESPN TV채널들을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시청 가능케 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채널들은 현재 유료TV 가입자들이 ESPN앱을 사용해 신분확인을 거친 후에만 온라인에서 시청할 수 있다. ESPN에게는 곧 새로운 경쟁 상대들이 생긴다. 머지않아 터너방송은 블리처 리포트 웹사이트를 이용해 UEFA 축구 패키지를 내보낼 계획이다. 또 많은 칼리지 컨퍼런스들도 가입자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피보탈 리서치 그룹의 선임 분석가인 브라이언 위저는 ESPN+가 효과적인 시험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서비스의 초기 성공은 스트리밍으로만 시청 가능한 경기들에 얼마나 투자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LA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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