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난 해소에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 더 지어야

2018-04-23 (월) 조환동 기자
작게 크게

▶ 시애틀이 성공사례, 렌트비 인하 기대

주택난 해소에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 더 지어야

350스퀘어피트 크기의 마이크로 유닛으로 화장실과 부엌 등 독립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서 중·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 가장 부족한 도시 중 하나로 손꼽이고 있는 LA의 주택난을 해결하기위해 소형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 유닛 또는 타이니 유닛으로 불리는 이들 아파트의 경우 실내면적이 적게는 140스퀘어피트에서 크게는 350피트에 달한다. 이들 스튜디오 구조의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는 크기는 작지만 부엌과 화장실 등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시애틀이 성공 사례


부동산 전문가들은 LA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시애틀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애틀도 LA 못지않은 높은 렌트와 함께 심각한 주택난을 격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위해 2012년부터 대대적인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 건설에 나섰다.

시애틀 시정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시애틀에서는 5,500유닛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가 신축됐다. 시애틀 지역의 평균 아파트 렌트는 2012년 1,750달러에서 현재는 2,62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인기가 높은 시애틀 중심가에 위치한 이들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는 아직도 렌트비가 800달러에서 1,300달러 사이로 저렴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A에서도 지하철이 관통해 대중교통으로 연결되는 LA 한인타운, LA 다운타운, 할리웃과 노스할리웃 지역 등은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를 신축할 수 있는 좋은 후보지라고 지적한다.

LA 다운타운 지역의 대표적인 주민단체인 ‘센트럴 시티 어소시에이션’의 제시카 럴 회장은 “LA에서 월 1,000~1,500달러 정도의 저렴한 렌트를 내고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과 인접해 있으며 무엇보다도 룸메이트 없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원하는 주민들의 수요는 엄청나다”며 “개발업자들이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 건설에 눈을 돌려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규제 철폐가 관건

LA의 경우 마이크로 유닛 신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첫 째, 거주용 공간에 대한 밀도 제한, 즉 특정 공간에 얼마나 많은 유닛을 신축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둔 것이다.

둘 째 걸림돌은 주차장 의무 조항, 즉 특정 유닛 당 특정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LA 시는 3개 유닛 이상의 신축 아파트에 대해 의무적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토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튜디오는 1개, 1베드는 1.5개, 2베드는 2개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걸림돌이 앞으로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정부 차원에서 지하철 역사 인근 지역의 밀도 제한 규정을 철폐해 더 많은 거주용 주택을 신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LA 다운타운 지역의 경우 이미 2007년부터 밀도제한이 철폐됐다.

또 지하철 역사에서 반경 750피트 내에 위치한 거주용 주택에 대한 주차장 의무 조항이 최근 철폐됐으며 샌타모니카 등 일부 도시는 자체적으로 주차장 의무 조항을 철폐하는 조례안을 추진 중이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일부 남가주 개발업자들은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LA 한인타운 인근 하바드와 멜로즈 애비뉴 교차로 인근 부지에는 다세대 2층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5층 높이에 총 33개 마이크로 유닛과 1층 상가로 구성되는 주상복합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있다. 이들 마이크로 유닛의 실내면적은 356~586스퀘어피트 크기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의 경우 적은 공간만 있으면 지울 수 있기 때문에 주택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주택 가격이 높아 구입 장벽이 높은 남가주에서는 마이크로 유닛 아파트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주택난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