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널뛰기 장세…“그래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

2018-04-23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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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기업수익 11%↑, 소비심리 18년만 최고

▶ 금리인상 영향도 미미

요즘 가장 불안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주식 투자자들일 것이다. 주식 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전쟁, 시리아 내전 확대 등과 같은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주식 시장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과 두 달전에 일일 사상 최대폭의 하락장을 경험한 터라 최근 주식 시장 회복세에도 쉽게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차례 있었던 큰 폭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주식 시장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니다. 경제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S&P 지수의 경우 지난 12개월간 약 11% 상승세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승 곡선을 타는 중이다. 마켓워치가 주식 시장의 향후 전망이 나쁘지 않은 이유를 제시했다.

■ 기업 실적 호조


대내외 불안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 시장 조사 기관 ‘팩트 세트’(Fact set)의 조사에 따르면 주식 시장이 극도로 불안했던 올해 1분기 기업 수익은 오히려 약 11%나 증가했다.

최근 기업 수익은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기 직전인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로 ‘기업 수익 부흥기’라는 비유까지 나올 정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주식 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 소비자 심리 최고조

북핵 위기, 무역 전쟁 위협에도 아랑곳 없이 소비자들은 경제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비영리 민간 경제 조사 기관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1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통과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낙관적인 심리가 퍼졌기 때문이다. 3월 소폭 주춤하긴 했지만 컨퍼런스 보드는 현재 소비자 신뢰 지수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향후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 낮은 변동성 지수

주식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변동성 지수’(CBOE Volatility Index: VIX)’는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 70과 80을 오가며 최고조를 이뤘다. 지난 2월 주식 시장이 폭락했을 때에도 지수가 2015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50을 넘지 않았고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안정적인 수준인 15~20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두차례나 1,000포인트 이상씩 폭락하는 장세였지만 변동성 지수는 우려만큼 급등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변동성 지수가 50까지 치솟은 적이 있지만 주식 시장 활황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금리 인상 충격 크지 않아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 여파가 과거에 비해 매우 낮아졌다.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변동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다. 금리 변동 관련 발표가 있기 전부터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뚜렷한 전망이 제시돼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 심리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금리 인상 발표가 있었을 때도 주식 시장의 충격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3월 발표 당시 Fed는 2개월 뒤에 있을 5월 정례 모임에서 금리 관련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약 98%라고 덧붙여 향후 시장에 미칠 충격까지 미리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는 낮은 실업률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 속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균형 있는 경제 성장을 가능케하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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