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WP “북한, 원자로용 흑연 수출에 관심…평북 청수에 의심 공장”

2018-04-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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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전문가들, 김정은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핵 비확산 약속 받아내야”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의 한 공장이 원자로 건설이나 미사일 제조때 쓰이는 고(高)순도 흑연 생산 공장으로 의심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지난 20일자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동향은 북한의 '진심'을 판별하는데 결정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WP에 따르면 빨간 지붕의 이 공장은 화력발전소가 해체된 자리에 들어선 현대식 건물로, 건설 과정이 지난 7년간의 위성사진 분석에서 확인됐다.

원자로용 흑연 생산 시설이라는 것을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ISIS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는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 북한이 흑연 생산 증대에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북한은 이미 흑연 생산공장을 갖고 있고, 지난 몇 년 사이 흑연 생산을 위한 새 장비를 사들이는가하면, 첨단 흑연생산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중국으로 과학자들을 보내기도 했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주장했다.

최근에는 북한산 원자로용 흑연의 해외 구매자를 물색하려고 마케팅용 소책자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의 핵실험 중단·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 언급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을 앞으로 어떻게 검증할지, 북한의 핵무기 부품이 해외로 건너가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드로윌슨센터 국제안보연구소장인 로버트 리트워크는 북한이 과거에도 외국의 눈을 피해 불법적인 무기개발활동을 했다며 "김씨 정권의 과거 행동은 무기통제의 난관이었던 '신뢰하되 검증한다'는 원칙에 새로운 의미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반드시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핵분열 물질, 핵이나 핵 관련 제품을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투명성 차원에서 요구되는 핵 관련 시설의 접근을 불허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은 "(우리가) 의심할만한, 최소한 현실적으로 반응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어쨌든 (상대가) 북한 아닌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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