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헝가리서 또 주말 대규모 반정부 집회…언론자유 촉구

2018-04-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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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여명 참가…”민주주의 원하는 시민 많다”

강경 우파 여당 피데스가 총선에서 개헌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둔 뒤 헝가리에서 다시 대규모 정부 비판 집회가 열리는 등 선거 결과를 놓고 반발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선거 공정성을 비판하며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공영 언론 활동의 보장을 요구했다.

이달 8일 총선에서 여당이 개헌선까지 확보하자 헝가리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총선의 공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총선 직후 성명에서 미디어 편향 때문에 헝가리 유권자의 권리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총선 당일 헝가리 국영 TV에서는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한 2015년 유럽 난민사태 화면을 계속 방영하며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여당을 지원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 측근들이 장악한 헝가리 주요 언론은 정부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친정부 성향의 한 주간지는 오르반 총리가 '정적'으로 규정한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200여명의 이름을 공개해 헝가리판 블랙리스트 논란을 촉발했다.

야당 성향의 매체들은 폐간까지 몰리고 있다.

총선 결과가 나오자 80년 역사를 지닌 일간 마자르 넴제트는 폐간을 발표했다. 이 신문은 총선 때 4선을 노리는 오르반 총리가 독재한다고 날을 세우는 등 여당에 비판적이었다.

젊은층이 대부분인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헝가리 국기와 유럽연합(EU) 기를 함께 흔들었다.

집회를 주도한 빅토르 그예트바트(20)는 "하루아침에 시스템이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원하는 헝가리인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첫걸음이다"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이 3만 명 정도라고 추산했다. 총선 후 첫 주말이었던 15일에는 10만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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