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래로 소통해요” 지적장애 이긴 트로트 가수 차세나를 아세요

2018-04-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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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집 앨범 내고 노래공연 봉사…경쾌한 리듬 ‘나의 어머니’ 대표곡

“노래로 소통해요” 지적장애 이긴 트로트 가수 차세나를 아세요

장애인 가수 차세나씨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지적장애 1급의 장애를 극복하고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차세나(36·오른쪽)씨와 그의 어머니 이금희(59)씨가 19일 제주도 장한 장애인 대상을 받게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노래를 부를 때가 젤 좋아요."

차세나(36·여) 씨는 데뷔 8년 차 트로트 가수다. 그의 노래는 신나고 경쾌한 리듬에 남다른 그의 사연을 담은 가사가 곁들여져 있다.

그는 지적장애 1급 장애를 가지고 있다. 엄마 배고파 등의 짧은 문장만 구사가 가능하며 사실상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소통 등 생활이 어렵다.


차 씨의 어머니 이금희(59) 씨는 "세나는 언어로는 소통할 수 없지만,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씨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4살 때인 1985년이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을 심하게 앓았다.

어머니 이 씨는 지극정성으로 병간호하면서도 신나는 노래를 그에게 항상 들려줬다.

오랜 기간 투병 끝에 차 씨는 건강을 회복했지나 지적장애라는 조금 다른 인생길을 가게 됐다.

이 씨는 "세나가 어릴 때부터 노래가 흘러나오면 귀를 기울이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적 능력이 떨어져 말을 할 수가 없었기에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지 못하고 옹알거리기만 했다.

그래도 반복해서 노래를 들려주고 같이 부르게도 하며 긴 연습의 시간을 보냈다.


가수 겸 작곡가인 윤세진 씨를 만나게 되면서는 체계적으로 노래를 공부하게 됐다.

그의 첫 앨범 '세나의 꿈'은 이렇듯 숨겨진 땀과 노력의 결실로 2010년 서른 살의 나이에 발매했다.

이 앨범에 있는 '나의 어머니'(작사·작곡 윤세진)는 세나 씨의 대표곡이다.

자신을 묵묵히 돌봐준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이 담긴 곡이다.

2015년에는 2집 앨범도 냈다.

차 씨는 아시아 지적 장애인복지대회, 한일장애인 문화합동공연회에서 당당히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경로당 등에 무료 공연을 하는 등 복지리 연예인봉사단 제주지회 회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 서울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초대가수로 초청됐다.

20일 개최된 제38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는 제주도 장한 장애인 대상도 받았다.

어머니 이 씨는 "세나로 인해 각종 공연장을 다니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장수술로 인한 부정맥 등 후유증으로 건강이 나빠질까 봐서 걱정"이라면서 "세나가 장애인 친구와 가족들에게 더 당당하게 희망과 꿈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래로 소통해요” 지적장애 이긴 트로트 가수 차세나를 아세요

공연 끝난 후 기념 사진 [차세나 씨 제공=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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