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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법원의 ‘삼성폰 판매금지 조치’에 미국 법원 제동

2018-04-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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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삼성전자측 ‘제소금지 가처분’ 인용

1월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華爲)가 중국 법원에서 받아낸 '중국 내 삼성전자[005930] 제품 제조·판매 금지 가처분'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결정이 미국 법원에서 나왔다.

화웨이와 삼성전자는 각자 보유한 LTE 통신 특허와 관련해 2016년부터 서로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17일(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법률뉴스 전문 사이트 '로360'(Law360)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윌리엄 H. 오릭 판사는 13일 삼성전자가 낸 제소금지 가처분(antisuit injunction) 신청을 받아들여 이렇게 결정했다.


제소금지 가처분은 한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의 당사자가 자기에 유리한 외국 등 다른 관할의 법원에 다시 소송을 내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영미권 법원이 종종 내리는 명령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원모독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법원이 제소금지 가처분 명령을 내림에 따라 화웨이는 올해 1월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 중급인민법원에서 받아낸 가처분 명령을 집행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서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은 1월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LTE 통신표준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이 특허를 사용한 LTE 스마트폰을 제조하거나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 가처분 명령은 삼성전자의 항소로 중국 2심 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아직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점에 대해 오릭 판사에게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중국에서 가처분 결정이 확정돼 실제로 집행될 경우, 삼성전자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제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오릭 판사는 "만약 제소금지 가처분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는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되며,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영향을 받게 된다"며 "중국 법원의 가처분 명령이 집행된다면, 어느 법원에서도 당사자들의 계약위반 주장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기회가 없는 상태에서 삼성전자가 화웨이 측의 라이선스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당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선전 법원이 내린 가처분 결정이 화웨이 측이 주장하는 계약위반 주장에 적정한 조치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중국 법원의 판단이 그릇된 것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가 선전 법원의 가처분에 따른 위협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내가 판결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삼성전자측의 제소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즉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특허 관련 주장이 제대로 검토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화웨이 측이 중국 법원에서 받아낸 가처분을 집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삼성전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오릭 판사는 지난달 이 사건 재판을 열면서 "이게 도대체 언제 끝나느냐?"고 질문하는 방식으로 양측 변호인들의 변론 전략을 비판했다고 로360은 전했다.

화웨이는 2016년 5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LTE 필수표준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삼성전자는 3개월 후 "화웨이가 우리 특허 9건을 침해하고 있다"며 맞소송(반소·反訴)을 냈다.

LTE와 같은 통신 표준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필수표준특허'는 특허권자가 임의로 특허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RAND) 계약 조건을 내걸어야 한다.

삼성전자 측은 화웨이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 FRAND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는 조건으로 글로벌 특허 교차사용계약을 맺도록 삼성전자에 강요하려는 시도이며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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