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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원 댓글 조작’ 파문… “선거 왜곡 방지 철저 수사”

2018-04-17 (화)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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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개인 일탈 행위, 마녀사냥 중단해야” vs 야당 “몸통 밝히기 위해 특검 도입”

▶ 당원과 대통령 측근 의원의 교신 논란 확산… 김경수 의원 “사실 아니다” 법적 대응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한국시간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이 구속된 것을 놓고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메신저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댓글 조작 배후가 있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일부 당원의 개인적 일탈 행위”라고 방어막을 치면서 ‘마녀사냥’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일부 민주당 당원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댓글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별검사 도입을 통해 ‘몸통’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의 퇴진을 가져온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에 이어 터진 댓글 조작 사건은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정치권 공방은 한층 더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실린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사이트 운영을 방해한 혐의로 민주당 권리당원인 김모(49)씨, 양모(35)씨, 우모(32)씨 등 3명을 최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비판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들이 확보한 아이디(ID) 614개를 같은 명령을 반복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에 넣어 댓글을 추천한다는 뜻인 ‘공감’을 자동으로 클릭했다. 댓글은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내용이었다. 필명이 ‘드루킹’인 김씨 등은 “보수들이 매크로로 댓글 여론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보수가 댓글 추천을 조작한 것처럼 꾸미고 싶었다”고 주장해 경찰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3명은 경기 파주에 있는 출판사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경제민주화 관련 포털 카페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2016년 민주당에 가입해 매월 1,000원씩 당비를 납부해왔다. 김씨 등은 김경수 의원과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통해 수백 차례 접촉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김경수 의원은 14일 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 당원과) ‘수백 건의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대단히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씨 등이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하더니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했다”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감을 품고 불법적으로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요구한 자리는 오사카 총영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5일 “정권 차원의 여론 조작과 국기 문란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특검을 추진하는 방안도 깊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김영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을 출범시켰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댓글 조작 당원들이 근무했던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앞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 드러난 것은 수많은 여론 조작과 선거 부정의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면서 “부정 대통령선거로 엄중하게 처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검찰도 국민 비판에 직면하고 특별검사 도입 얘기가 나올 것이며, 국회도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16일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을 잇달아 항의 방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댓글 조작으로 구속된 김모씨 등 2명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는 등 의혹 확산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원이 마치 배후인 것처럼 호도하는 정치권과 언론 보도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근거도 없이 마치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드루킹이 여러 차례 문자를 보냈지만 김 의원은 문자를 대부분 보지 않고 감사 인사 정도만 보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검찰과 경찰이 ▲드루킹 등이 지난해 대선 등에서도 불법 댓글 조작을 했는지 여부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의 불법 활동을 알거나 지원했는지 여부 ▲드루킹 팀의 댓글 활동에 필요한 자금의 출처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 ‘여론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진정한 주권자’란 말이 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뒤 “검경의 수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진하면 결국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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