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돌아갈 의심 안들게 해야 ‘JOB’ 는다

2018-04-17 (화)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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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원 평균급여 월 226만원, 구직자 1명에 일자리 1.5개 여유

▶ 일본어시험 최소 N2 수준 갖춰야

한국 돌아갈 의심 안들게 해야 ‘JOB’ 는다

한국인들의 일본 취업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쿄 번화가.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 센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일본 취업, 이렇게 준비하자’ 세미나엔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취업 준비생으로 붐볐다. 당초 1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주최 측이 신청자가 몰리면서 급하게 350명으로 늘려 잡아야 할 정도였다.

■ 뜨거운 일본 취업열기

일본 취업 열기가 뜨겁다. 전경련에 따르면 일본 내 한국인 근로자 수는 2011년 3만619명에서 지난해 5만5,926명으로 80%가 넘게 불어났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10%가 넘게 늘어나는 추세다.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한 일본 기업들이 해외 구직자를 향해 취업문을 열어둔 덕분이다. 2013년 이후 아베노믹스 영향 등으로 고용 지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작년 실업률은 2.8%로 24년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았다.

갈수록 좁아지는 한국 내 취업문에 시름하던 취업준비생들이 일본을 향하는 건 이 때문이다. 한국은 일자리 여건이 2010년대 초반에 비해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9.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명이 59개의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판국이다. 구직자 1명에게 떨어진 일자리가 1.5개 수준인 일본과는 정반대다.

■ 근로조건이 어떻기에

일본 주요기업의 올해 신입사원 평균급여는 주요 수당을 제외하고 한 달에 약 226만원 수준이다.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다.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직종은 의약품업계. 한 달 기준으로 268만원(26만7,333엔) 정도를 받는다. 석유석탄(25만3,757엔), 섬유(25만2,613엔), 화학(24만8,401엔), 정보통신(24만5,894엔)이 뒤를 잇는다. 학위 여부에 따라서도 평균 월 급여 차이는 있다. 고등전문학교 졸업(18만5,958엔), 전문대(18만8,473엔), 대학교(21만5,472엔), 석사(23만7,771엔), 박사(27만7,687엔) 순이다. 일본의 최대 법정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다. 시간 외 근무를 하면 통상임금의 25% 할증임금을 받는다.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르게 책정된다.

도쿄의 지난해 최저시급은 약 9,570원(958엔)이지만 지바에선 8,700원(868엔) 정도다. 순이다. 전국 평균임금은 약8,500원(848엔)이다.

■ 일본 취업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본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무턱대고 사람을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일본어는 기본이다.

유현주 퍼솔코리아(일본 인재비즈니스업계 대표 기업 퍼솔그룹 자회사) 해외취업부 일본대표는 “상사의 지시와 회의 참여, 회사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 실력은 기본”이라며 “인문계의 경우 일본어능력시험(JPLT) N1, 이공계는 N2 정도의 수준은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펙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서류전형부터 대학과 학점을 따지는 한국과 달리 일본 기업은 성장배경·소통능력·협동력 등 인성에 무게를 둔다.

특히 타국 취준생을 보며 미심쩍어 면접관의 마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언제든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며 미심쩍어 하는 이들에게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일본 유통업계에 근무하는 A씨는 “면접 전형 중 이루고 싶은 일이나 실패 경험 등을 물어보면서 사람을 들여다 보려는 것 같다”며 “할아버지·할머니와 같이 살았다거나 축구·럭비·야구부 등 단체생활을 했다는 평범한 얘기를 듣고서도 가점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일본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각가지 방식으로 의지를 드러냈다. 후쿠오카의 한 호텔에 취업한 B씨는 회사가 해외 지원자들에게 화상으로 면접을 볼 수 있다고 알려왔지만 직접 회사를 찾기로 마음 먹었다.

B씨는 “면접 전에 일할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며 “적극적인 면을 면접 담당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건축사무소에 입사한 C씨는 “대학교에 다닐 때 설계 작품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전부 일본어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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