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상포진·폐렴·뇌수막염 맞설, ‘나의 보디가드’는 예방접종

2018-04-17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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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세 이하서도 대상포진 등, 발병 사례 늘어 백신 맞아야

▶ 폐렴구균백신 평생 두번 권고, 단체생활하는 청소년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필요

대상포진·폐렴·뇌수막염 맞설,  ‘나의 보디가드’는 예방접종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16종(결핵·수두·인플루엔자 등), 65세 이상 노인은 2종(인플루엔자·폐렴구균 등)의 감염병 예방백신을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통해서다. 무료접종 대상이 아닌 청소년과 성인도 감염병 예방을 위해 유료로라도 맞으면 좋은 예방백신이 있다. 대상포진·수막구균·로타바이러스·일본뇌염 백신 등이다.

정부에서는 국가예방접종과 구분해 기타예방접종이라고 한다.

◇만성질환자 등 폐렴구균 백신 2종 맞아야


폐렴구균 백신은 평생 한두 차례 맞으면 된다. 폐렴구균은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4위 질환인 폐렴(사망자의 98%가 50세 이상)은 물론 뇌수막염·축농증·중이염·패혈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 폐렴구균에 감염되면 패혈증 등 중증 합병증이 생기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해 폐렴으로 입원진료를 받은 노인은 9만4,200여명에 이른다.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돼 65세 이상 노인이 무료로 맞을 수 있는 23가 다당질백신과 유료로 맞아야 하는 13가 단백접합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백신은 폐렴의 합병증인 패혈증과 수막염 예방효과가 높지만 폐렴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23가 백신의 효과가 만성 폐질환자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65%, 당뇨병환자에서는 84%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한감염학회가 23가 백신을 접종한 노인이라도 1년 뒤 13가 백신을 추가로 맞을 것을 권고하는 이유다.

성인 만성질환자는 23가 백신을, 암환자 등 면역저하자는 두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 한다. 13가 백신을 접종한 지 8주 뒤에 23가를 맞거나 23가 백신을 접종한 지 1년 이후에 13가를 맞으면 된다.

만성질환을 앓는 성인이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위험은 건강한 성인보다 훨씬 커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을 앓는다면 7.9배, 심혈관질환이 있으면 5.1배, 흡연자라면 4.4배, 당뇨병 환자면 3.1배까지 높다.

◇영유아·청소년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잘 걸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백신은 영유아 때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10년 간격으로 추가 접종을 받는 게 좋다.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혈액제제를 자주 투여받는 환자라면 B형간염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다.

두통·발열·구토와 함께 피부 출혈을 동반하기도 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면역력이 부족한 영유아나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이다. 뇌수막염 백신이라면 영유아 때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백신을 이미 맞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네 가지 주요 혈청형(A, C, Y, W-135) 수막구균이 일으키는 뇌수막염을 예방하려면 수막구균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GSK의 ‘멘비오(생후 2개월~55세)’와 사노피 파스퇴르의 ‘메낙트라(9개월~55세)’가 있는데 멘비오는 생후 2~23개월 영유아에서 혈청형 A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대상포진 백신은 예방·통증감소 효과

한 해 70만명가량이 진료받는 대상포진(帶狀疱疹)도 백신으로 예방하는 게 좋다. 10명 중 6명은 40~60대 연령층이지만 30대 이하 젊은층도 1명꼴로 적지 않다. 1회 접종으로 평균 51%(50대 70%·70대 41%)의 예방 및 통증 감소 효과가 있고 대상포진 후 만성 신경통 발생을 39% 줄여준다. 한국MSD의 ‘조스타박스’가 독주하다 SK케미칼이 ‘스카이조스터’를 내놓으면서 양자대결 구도로 지형이 바뀌었다. GSK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이미 5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 예방용 백신 허가를 받았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체계·항바이러스제의 위세에 눌려 사람의 몸속 신경절에 숨어 지내다 면역력 약화로 활성화돼 발생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항암치료·에이즈·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 등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다. 대개 척추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신경의 한쪽을 타고 띠 모양의 작은 종기→물집이 생긴다.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손상을 입는 과정에서 통증유발 물질들이 다량 분비돼 통증이 시작된 후 4주가량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신경통에 시달리게 된다. 강연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통증이 나타난 초기에 피부·신경 부위의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국소마취제 등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통증과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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