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쑥쑥 크는 한인은행들 ‘실력발휘’ 아쉽다

2018-04-16 (월)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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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7개 은행 자본금 31억달러 돌파 불구

▶ 1,000만달러 이상 초대형 대출 전문인력 부족

쑥쑥 크는 한인은행들 ‘실력발휘’ 아쉽다
한인 은행들이 지속적인 순익을 내고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금 규모가 31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한인 은행들이 외형 면에서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 인력 부족과 전문 노하우 부족 등으로 외형에 걸 맞는 대형 대출을 하지 못하는 등 자본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가주에 본점을 두고 영업하는 7개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2017년 4분기(12월31일 현재) 현재 총 자본금 규모는 31억42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6년 4분기의 28억4,144만달러에 비해 1년 만에 9.2%(2억6,278만달러)나 증가한 것이다. <도표 참조>

자본금 규모도 7개 은행 중 4개 은행이 억달러 대를 넘어섰다.


자산규모 기준 미주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의 자본금은 20억546만달러에 달하며 11개 한인은행 전체 자본금의 과반을 넘는 56.1%에 달했다. 이어 한미 은행의 자본금이 6억6,637만달러, 태평양 은행은 1억4,117만달러, CBB 은행이 1억1,478만달러 등 상위 4개 은행의 자본금이 억달러 대를 가볍게 넘겼다. 오픈 뱅크도 4분기 현재 자본금이 9,142만달러에 달해 1억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본금은 은행 자본비율의 핵심 지표이자 은행감독 규정상 대출 건당 상한선 규모와도 연관돼 있어 감독국이 주시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다. 그래서 자본금이 많은 은행, 즉 덩치(자산규모)가 큰 은행이 대형 대출도 더 할 수 있는 것이다.

감독국 규정에 따라 통상 은행들은 티어 1 자본금과 티어 2를 합친 자본금의 최대 15%까지 무담보 개별 대출을 할 수 있다. 담보 대출의 경우 최대 25%까지 개별 대출을 할 수 있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티어1, 티어2를 합친 대출 상한 기준 자본금 규모는 16억3,406만달러로 이론상으로는 15%의 경우 2억4,510만달러, 25%의 경우 4억851만달러까지 단일 대출을 할 수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도 티어1, 티어2를 합친 대출 상한 기준 자본금 규모는 6억7,090만달러에 달해 15% 대출 상한선은 1억63만달러, 25% 대출 상한선은 1억6,772만달러까지 단일 대출을 할 수 있다.

물론 한인 은행들의 경우 예대율 제한에 묶여 있고 가능한 많은 고객들에게 분산 대출을 하기 때문에 이같은 초대형 대출을 하지 않지만 한인 은행권에서 1,000만달러 이상 대출을 하는 경우는 없다. 결국 자본금 규모 상 수천만달러 대출을 할 수 있지만 이같은 대출을 분석할 직원과 전문 노하우가 없어 수천만달러 대형 대출 고객을 주류나 중국계 대형 은행에게 뺏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또한 감독국 규정 상 티어 1 자본비율(Tier 1 leverage ratio) 8% 이상부터는 자본잉여금(capital surplus)으로 분류되는데 한인은행들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자본금을 적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도한 자본잉여금은 오히려 은행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인은행들이 자본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또 다른 요인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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