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자친구가 총으로…’ 텍스트 뜨자 긴급 출동

2018-04-13 (금) 12:00:00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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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인·전화 못할 긴급상황, 문자메시지 신고 시스템 도입 큰 효과

▶ 80여 대원 하루 1만4천여건 처리

‘남자친구가 총으로…’ 텍스트 뜨자 긴급 출동

12일 LAPD 다운타운 커뮤니케이션 디스패치 센터에서 데이브 스토라커(맨 왼쪽) 캡틴이 폴 크레코리안(왼쪽 세 번째) 시의원에게 911 문자 메시지 신고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총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급합니다. 빨리 경찰을 보내주세요. 빨리요”“LA 경찰국(LAPD) 911 신고센터입니다, 경찰에 즉시 연락을 취했습니다. 효율적인 구조를 위해 위협하고 있는 남자친구의 인상착의와 응급상황에 처한 위치를 보내주세요”

휴대전화 사용의 대중화로 전 세대를 아울러 휴대전화 문자메세지 사용이 가능해지자 LA경찰국이 전화를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은 물론 전화를 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 처한 주민들이 위와 같이 문자메시지로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카노가 팍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은 총을 소지하고 있는 남자친구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다른 방으로 도망쳐 문을 걸어 잠군 여성은 총으로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911에 신고할 수 없었다.


911에 신고를 한 사실을 남자친구가 알게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성은 911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위협받는 상황과 자신의 위치를 알렸고 911 신고센터는 즉시 LAPD에 알려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이 여성이 LA시가 911 문자 메세지 신고 시스템을 시행한 이후 첫 구조된 사례라고 12일 LAPD 911 신고센터는 밝혔다.

911 문자 메세지 신고 시스템은 지난 2015년 폴 크레코리안 LA 시의원이 발의했으며 지난 해 9월부터 LA 카운티 전역에서 본격 시행된 가운데 지금까지 1만2,000여 명이 문자 메세지 신고 시스템을 이용해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LAPD 커뮤니케이션 디스패치 센터에서는 80명의 대원들이 전화 및 911 문자 메세지 시스템을 통해 긴급상황에 처한 주민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있어 급박한 상황이 매시간 벌어지고 있었다.

디스패치 센터에 따르면 하루에 전화와 문자 메세지 등으로 이곳에 걸려오는 신고는 1만 4,000여건에 달한다.

디스패치 센터의 데이브 스토라커 LAPD 캡틴은 “신고가 문자 메세지를 통해 접수되면 요원들은 가장 먼저 사건이 발생한 정확한 주소를 묻는다”며 “빠른 시간 내에 구조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주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LAPD 커뮤니케이션 디스패치 센터에 방문한 폴 크레코리안 시의원은 “LA시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휴대전화로 문자 메세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화나 문자 메세지 중 신고자의 상황에 맞게 긴박한 상황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LAPD는 911 신고센터를 다운타운과 밸리 지역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운타운 신고센터는 1920년대에 생긴 이래 LA 주민들의 크고 작은 사건 신고를 담당했다. 수동으로 신고를 접수하던 시스템은 1984년 현재의 컴퓨터 디스패치 시스템(CAD。Computer Aided Dispatch)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다운타운 센터는 지난 2003년 현재 장소로 옮겨졌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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