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리 주지사가 성행위 강요·폭행”

2018-04-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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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연녀 누드사진 협박’ 기소 그레이튼스 지사

▶ 피해 여성 증언 공개… 정치권 사퇴·탄핵 요구

“미주리 주지사가 성행위 강요·폭행”

미주리 주지사 에릭 그레이튼스가 11일 미주리 제퍼스시티에서 성폭력 및 누드사진 유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의 누드 사진을 찍어 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에릭 그레이튼스 미주리 주지사(43·공화)가 성적 행위를 강요하고 폭력을 휘둘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CNN, 더힐 등 언론에 따르면 미주리주 하원 특별조사위원회는 10일 그레이튼스 주지사로부터 원치 않은 성관계를 강요당하고, 그의 폭행과 협박 등에 시달렸다는 피해 여성의 증언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여성은 그레이튼스 주지사가 자신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채 사진을 찍고서는, ‘우리 내연관계가 새 나가면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레이튼 주지사가 “누구에게도 내 이름을 말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이 사진들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곳에 뿌릴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여성은 또 그레이튼스 주지사가 성관계를 할 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모욕적인 행동을 했으며, 자신과 남편과의 성관계에 대해 묻고서는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튼스 주지사는 이미 지난 2월 이러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며, 당시 그는 불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정치적인 음해 시도”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도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 하원 위원회의 조사에 대해 “정치적인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상황은 그레이튼스 주지사에게 불리하다.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2016년 주지사에 당선된 뒤 한때는 떠오르는 공화당 차기 주자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치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사생활 침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다음 달 재판이 열릴 예정이고, 미주리주 검찰은 그의 선거운동에 동원된 비영리단체 기부자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민주당, 공화당 가릴 것 없이 그의 사퇴 혹은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토드 리처드슨(공화) 주 하원의장은 “이건 마녀사냥이 아니다”라며 “탄핵을 포함해 징계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 회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조시 홀리 주 검찰총장을 비롯해 미주리주를 지역구를 둔 민주당 클레어 매캐스킬 상원 의원은 그레이튼스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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